지구 온난화 극복과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5%를 줄이기 위한 열쇠로 가스 터빈 수소 연소 기술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 전력의 약 22%를 담당하는 가스 터빈의 화석 연료를 수소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지만, 최근 400도 이상의 극단적인 고온에서 수소가 터빈 핵심 재료를 상온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파괴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우려를 낳고 있다. 과학 전문 외신에 따르면 막스플랑크 지속가능재료연구소(MPI-SusMat) 국제 연구팀은 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를 통해 고온 수소 취성의 구체적 원인을 발표했다.

미시적 원자 수준 분석으로 포착한 메탄 가스 폭발과 균열의 비극
그동안 수소와 금속의 반응은 주로 상온 환경을 중심으로 연구되어 고온 작동 조건에서의 변화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연구진이 원자 탐침 토모그래피와 밀도범함수이론 계산을 동원해 400도에서 1,000도 사이의 구동 환경을 추적한 결과, 400도 부근에서 재료 내 내부 분해가 일어나는 현상을 포착했다. 수소 원자가 니켈 기반 수퍼합금 내부 탄화물의 탄소 빈자리에 침투해 탄소와 반응하면서 고압의 메탄가스를 생성하고, 이 내부 압력이 계면을 약화시켜 치명적인 균열을 유발하는 구조다.

시동과 정지가 잦은 유연한 가스 터빈 운항 환경의 가혹한 시련
이번 발견이 유독 발전용 가스 터빈과 항공용 비행 터빈에 치명적인 이유는 이들 장치의 운항 특성에 있다. 항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고정식 스팀 터빈과 달리, 가스 터빈은 전력 수요나 비행 일정에 따라 시동과 정지를 자주 반복하기 때문에 400도 근처의 위험 온도 구간과 가변 하중에 수시로 노출된다. 결국 기기를 켜고 끌 때마다 재료 내부에서 메탄가스에 의한 세밀한 손상이 누적되어 장비의 신뢰성을 위협하게 된다.
탄화물 탈피와 신개념 합금 설계를 향한 차세대 패러다임 전환
수소 시대를 안전하게 열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기존 고성능 합금의 내구성을 유지해 주던 핵심 성분인 탄화물을 대체하는 새로운 재료 설계가 시급해졌다. 탄화물이 수소 침투의 관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진 만큼, 연구진은 강도를 유지하면서도 수소 결합 및 메탄 생성을 차단할 수 있는 대안 강화 기법을 제안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니켈 수퍼합금은 물론 강철과 세라믹 복합체 등 탄화물을 함유한 다양한 고온용 소재 전반에 적용되어, 향후 안전한 수소 항공기 및 발전 인프라 구축을 이끄는 핵심 가이드라인이 될 전망이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 가스 터빈 수소 취성(Hydrogen Embrittlement in Gas Turbines): 수소 원자가 금속 내부로 침투하여 재료의 연성과 강도를 저하시키고 미세 균열을 일으키는 현상으로, 고온 환경에서는 메탄 반응이 더해져 파괴가 가속화된다.
- 니켈 기반 수퍼합금(Nickel-Base Superalloy): 고온, 고응력, 부식성 환경에서도 우수한 기계적 강도와 내구성을 유지하여 가스 터빈 및 항공기 엔진 핵심 부품에 사용되는 초고성능 합금이다.
손동민 에디터 / hello@sciencewave.kr
자료: TechXplore
제공: 사이언스웨이브 (https://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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