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늄은 자연계에서 발견되는 원소 가운데 가장 무겁다. 인류는 이 한계를 넘어서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실험실에서는 우라늄보다 더 무거운 인공 원소들이 차례로 탄생했고, 그 정점에서 2006년, 원자번호 118번의 오가네손(oganesson, Og)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오늘날 과학자들의 시선은 정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다. 이제 목표는 더 크고 무거운 원소가 아니라, 수소보다도 작고 단순한, 상상조차 어려운 인공 원소의 창조다.
포지트로늄, 핵 없는 ‘이색 원자’의 발견
모든 원소는 일정한 수의 양성자, 중성자, 전자로 구성된다. 다만 가장 단순한 원소인 수소는 중성자가 없고, 1개의 양성과 1개의 전자만으로 이루어진다. 1930년대, 유럽의 일부 물리학자는 양성자가 없는, 전자(e⁻)와 포지트론(e⁺)만으로 구성된 원자가 존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1951년, 미국 MIT의 물리학자 마틴 도이치(Martin Deutsch, 1917~2002)는 이를 실험적으로 확인하고 이 원자를 포지트로늄(positronium, Ps)이라 명명했다.

포지트로늄은 핵이 없는 ‘이색 원자’로, 환산질량 효과 때문에 수소보다 보어반지름이 두 배 크고 결합에너지는 절반인 약 6.8 eV다. 진공 상태에서 파라 포지트로늄(p-Ps)은 두 개의 511 keV 감마선을, 오르토 포지트로늄(o-Ps)은 세 개의 감마선을 방출하며 소멸하고, 수명은 각각 약 125 ps와 142 ns다.

[사진=Midjourney 생성 이미지]
타우오늄, 결합보다 빠른 붕괴의 장벽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물리학자들은 포지트로늄보다 훨씬 극단적인 가설에 주목했다. 양성자·중성자·전자 없이 타우(tau)와 반타우(anti-tau)만으로 이루어진 타우오늄(tauonium, Tau)이다. 타우 질량은 전자보다 훨씬 커 결합에너지가 수십 keV에 달하지만, τ 입자의 평균수명은 2.9×10⁻¹³초에 불과하다.
결합이 안정화되기 전에 약한 상호작용 붕괴가 먼저 일어나 관측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e⁺e⁻ 충돌 실험과 고에너지 산란 실험 등 여러 시도가 있었지만, 타우오늄은 발견되지 않았다. 설령 인공적으로 생성하더라도 타우와 반타우는 곧바로 충돌·소멸할 것으로 예측된다.

학문적 가치와 물리학적 함의
이러한 ‘핵 없는 원자’ 연구는 존재를 확인하든 부정하든 모두 물리학적으로 의미가 크다. 발견되면 반물질·암흑물질 연구, 양자전기역학(QED)의 정밀 검증, 표준모형 테스트, CPT 대칭성 검증에 새로운 자료를 제공한다. 반대로 존재하지 않음이 확인되면 이론의 경계를 명확히 하고, 물리 법칙의 적용 범위를 재정의할 수 있다.
과학은 발견뿐 아니라, 가설을 검증하고 배제하는 과정에서도 발전한다. 타우오늄 연구는 바로 이 경계에서 우주의 기본 구조를 시험하고, 물리학이 다음에 풀어야 할 질문의 수준을 한층 끌어올린다.
📌 3줄 핵심 요약
- ⚛️ 포지트로늄은 전자와 양전자가 결합한 ‘핵 없는 원자’로, 수소보다 보어반지름이 두 배 크고 결합에너지는 절반이다.
- 🌀 타우오늄은 타우와 반타우가 결합한 이론적 원자로, 평균수명이 매우 짧아 실제 생성과 관측이 어렵다.
- 📐 두 원자는 입자–반입자 상호작용 원리 규명, 반물질·암흑물질 연구, 물리 법칙 검증에 활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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