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가 사람을 공격했다는 소식이 들릴 때마다, 전 세계의 뉴스는 이를 대서특필한다. 거대한 입과 이빨의 이미지는 즉시 공포를 자극하고, 사람들의 상상 속에서 바다는 위험한 공간으로 바뀐다. 그러나 실제 바다의 모습은 다르다. 수백만 명이 매일 수영을 하고, 서핑을 즐기며, 어업과 해양 연구에 참여하지만 상어의 공격을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통계적으로는 벼락을 맞을 확률보다도 낮다.
대표적인 자연재해인 낙뢰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부터 2022년까지 7명이 사망하고 19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수치를 보면 상어의 공격보다 낙뢰가 훨씬 위험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벼락보다 상어를 더 무서워한다. 공포의 이미지는 현실보다 오래 남는다.


상어는 정말 바다의 악마일까?
어류는 척추동물 가운데 가장 원시적인 무리로, 뼈의 성질에 따라 경골어류와 연골어류로 나뉜다. 상어와 홍어는 이 연골어류의 대표적인 구성원이다. 하지만 ‘공포의 포식자’라는 인식과 달리, 상어는 인간의 남획으로 지난 반세기 동안 개체 수가 약 70%나 줄었다. 일부 종은 이미 지구상에서 사라졌고, 전체 상어 종의 3분의 1이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상어 전문 연구기관 ‘샤크라이프(Sharklife)’의 책임연구원 그랜트 스미스(Grant Smith)는 상어의 감소 원인을 인간의 남획뿐 아니라 생물학적 특성에서도 찾는다. 상어는 성장 속도가 매우 느리고, 번식 주기가 길다. 예를 들어 수명이 약 400년으로 알려진 그린란드상어의 암컷은 150년이 지나야 번식이 가능하다. 이러한 느린 생애 주기는 상어가 한 번 감소하면 회복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상어는 어떤 어류인가?
인류는 오랜 세월 상어와 홍어를 식용으로 이용해왔지만, 과학자들은 이들에 대해 여전히 모르는 것이 많다. 연골어류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는 극히 적고, 상어의 상당수는 깊은 바다에서 살아 관찰이 어렵다. 그들의 종류 또한 다양해, 본격적인 상어 연구는 21세기에 들어서야 비로소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의 상어 연구자 리마 자바도(Rima Jabado)는 중동의 암만과 두바이, 아랍에미리트의 어촌을 돌며 어부들이 잡은 상어의 종과 형태, 어획량을 조사했다. 현지 어부들은 죽은 상어를 들여다보며 기록하는 그녀를 ‘미친 여인’이라 불렀다. 하지만 자바도의 연구는 이후 아프리카와 아시아 여러 나라로 확산되며 상어 보전의 과학적 기초를 마련했다.

그녀의 조사에 따르면, 일부 국가는 상어의 간유(肝油)를 화장품이나 건강식품의 원료로 사용했고, 모나코의 한 고급 호텔은 상어 가죽으로 벽을 장식했다. 자바도는 158개국의 상어 연구자 353명으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해 전 세계 상어 어획 현황을 분석했다.
그 결과, 어획된 상어의 4분의 1은 상어잡이 전용 어선에서 포획되었고, 나머지 4분의 3은 참치·대구·새우를 잡는 그물에 우연히 걸린 ‘혼획(bycatch)’이었다. 즉, 상어의 상당수가 의도치 않게 희생되고 있었다. 2005년 이후 전 세계 상어 소비량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이 피해는 더욱 심화되었다.


바다의 균형을 지키는 포식자
고래상어는 현존하는 가장 큰 어류다. 열대 해역에 서식하며 수명은 80~130년으로 알려져 있다. 거대한 몸집과 달리 고래상어는 온순한 여과 섭식자(filter feeder)로, 입을 크게 벌려 플랑크톤과 작은 물고기를 걸러 먹는다. 사람에게 위협을 가하지 않으며, 오히려 바다 생태계의 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재 해양에는 약 500종의 상어가 존재하며, 평균 크기는 1m 남짓이다. 상어는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로서 먹이사슬의 균형을 유지한다. 대형 상어가 사라지면 중간 크기의 어류가 급격히 늘어나고, 이들이 작은 어류를 과도하게 잡아먹으면서 해양 생태계의 균형이 붕괴된다. 이는 육상에서 사자나 호랑이 같은 상위 포식자가 사라질 때, 산돼지나 노루 같은 중형 동물이 급증해 생태계가 교란되는 현상과 같다.
지난 70년 동안 상어의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자 여러 나라가 상어 보호구역을 지정하고 포획 제한 법률을 제정하고 있다. 바다의 질서를 지키는 이 존재를 ‘공포의 대상’이 아닌 ‘생태계의 수호자’로 다시 바라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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