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서해 영해에 침범하여 어로작업을 하는 중국의 어선들이 북한 해역에서는 고기잡이를 하지 않는다는 뉴스가 있었다. 황해북도 평산의 우라늄 정련공장에서 정화되지 않은 방사선 페수가 예성강을 따라 서해로 흘러든 결과 이 바다에서 기형 물고기가 많이 잡히고 있기 때문이라 한다.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미국과 구소련은 수없이 많은 핵실험을 했고, 원자력발전소 사고도 있었다. 방사성 물질로 오염된 이곳의 야생생물들은 어떤 모습으로 생존하고 있을까?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낙진에 오염되면 위험하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지난날 미국의 사막, 태평양의 무인도, 시베리아, 카자흐스탄의 사막 등지에서 핵실험을 하여 발생한 방사성 낙진은 바람을 타고 다른 곳으로 날아갔다. 치명적인 낙진이 이동하면서 낙하한 지역을 전문 용어로 다운와인더(downwind)라 한다.

방사성 물질 가운데 반감기가 짧은 것은 몇 주일, 몇 달이지만 어떤 것은 몇백 년 몇 억 년이다. 우라늄 핵이 분열할 때 발생하는 방사성 동위원소 중에 특히 위험한 것은 세슘-137이다. 핵이 폭발하는 고온 속에서 증발하여 공기 중으로 들어가고, 물에 잘 녹기도 하는 세슘-137의 반감기는 30.17년이다.
지구 역사 명칭까지 바꾼 핵물질 오염
지구의 지질시대 역사를 선캠브리아기,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로 크게 나누는 지질학자들은 현재와 가장 가까운 신생대를 더 세분하여, 가장 최근 시대를 홀로세(Holocene)라 부르는데, 이는 인류의 문영이 시작된 이후를 말한다.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를 대량 소비하고, 핵실험을 거듭하여 방사성 물질로 오염시키고, 플라스틱 쓰레기를 대량 배출하고, 콘크리트로 지구 환경을 변화시키는 오늘이 되자, 2024년에 개최된 국제지질학회 총회에서는 과거와 완전히 환경이 달라진 지금의 지질시대를 홀로세가 아니라 인류세(Anthropocene)라 불러야 한다고 했다.
인류세라는 용어는 오존층 연구로 1995년에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네덜란드의 기후과학자 크루첸(Paul Crutzen 1933-2021)이 1980년대에 처음 제안했다. 언제 시점부터 인류세라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과학자들은 지금의 지질시대 이름을 인류세라 부르게 된 것이다.
방사능이 강한 배타지역에 사는 생물들
100여 가지 원소 중에 라듐, 우라늄, 토륨, 폴로늄과 같은 원소를 비롯하여 동위원소(isotops)라 불리는 수많은 종류의 원소는 불안정하여 그대로 존재하지 못하고 자연적으로 핵분열을 하여 차츰 안정된 원소로 변해간다. 이러한 과정을 방사성 붕괴(radioactive decay)라 하고, 방사성 붕괴가 일어나는 원소의 원자를 방사성 원자(rdioactive atom)라 부른다.
방사성 원자는 핵이 분열하면서 양성자와 중성자 등의 입자가 튀어나오고, 그럴 때 방사선(알파선, 베타선, 감마선, 엑스선 등)이 방출되며, 에너지도 나오게 된다. 방사성 원자는 핵분열이 진행되는 동안 점점 가볍고 안정한 원자로 변해간다.
불안정한 방사성 동위원소(방사성 물질)는 흙, 바위, 빗물, 강물, 해수, 공기 중 사방에 있다. 방사성 물질을 먹거나 마시거나 호흡하면 인체를 구성하는 세포에 피해를 준다. 다행히 그 피해가 조금일 때는 바로 수리하여 본래 상태로 회복한다. 이런 것은 병원 또는 칫과에서 엑스레이 검사를 할 때 경험한다.
그러나 방사선이 너무 강하거나, 자주 방사선에 노출된다면 인체는 회복 기능에 장애가 생겨 세포와 염색체가 영구히 회복 불가능한 상처(암 조직 발생)를 입거나 생명까지 잃는다.
원자폭탄이 터지거나 원자력 발전소에 사고가 나면 강력한 방사선에 피폭될 위험이 있다. 40년 전인 1986년에 구소련인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숲속에 있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원자로가 노출되자 주변이 방사성 물질로 오염되는 역사상 최악의 방사선 피해 사건이 발생했다.
2011년에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가 지진에 의한 해일 때문에 손상되어 주변 일대를 방사성 물질로 오염시켰다. 후쿠시마의 오염 정도는 체르노빌보다 가벼운 상태였으나, 이 두 곳은 지금까지도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는 소위 베타구역(排他地域 exclution zone)으로 남아 있다.
체르노빌의 배타구역은 처음에는 2,600km2였다가 훗날 4,150km2로 확대되었다. 후쿠시마의 배타구역 범위는 뉴욕시 면적인 800km2이다가 차츰 좁혀지고 있다. 이런 배타구역에는 사람이 거주할 수 없으며, 특별한 일로 방문하려면 방사선을 막는 특별한 복장과 장비를 갖추어야 한다.
배타구역에는 사람이 출입하지 않도록 경고판이 세워져 있다. 그러나 들쥐와 늑대와 사슴 같은 동물들은 그런 경고문을 읽지 못하므로 방사선에 오염되기 마련이다. 늑대는 방사선에 오염된 토끼를 잡아먹고, 사슴은 오염된 풀을 뜯어 먹는다. 방사성 물질 중에는 세슘-137이 다량 포함되어 있다. 동물의 몸은 근육을 구성하는 칼륨 대신 세슘-137을 흡수하고, 뼈는 칼슘 대신 스트론튬-90을 흡수한다. 그러면 이런 물질이 근육과 뼈에 축적된다.
미국의 과학자들은 2023년 남서부 해안과 남태평양에 사는 거북의 등껍질에 우라늄 동위원소가 소량 축적된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분명히 지난날 원자폭탄이 실험된 해역에서 먹이를 찾아 먹고, 모래를 파고 산란하며 사는 동안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것이다.
배타구역을 조사하는 이유
원자폭탄 실험이 시작된 이후 과학자들은 배타구역으로 설정된 곳의 토양과 물, 그곳에 사는 물고기, 개구리, 새 등을 포함하여 토끼, 코요테, 늑대, 멧돼지 그리고 야생식물의 생존과 그들의 몸에 축적된 방사성 물질을 주기적으로 조사해오고 있다.
동시에 과학자들은 배타구역 인근에서 주민들이 사육하는 소와 양 및 그들의 젖 속에 포함된 방사능을 조사하고 있으며, 그곳에서 재배하는 중요 채소와 버섯 속의 방사성도 조사해오고 있다.
미국 캐롤라이너대학의 생물학자 모우소우(Timothy Mousseau)는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의 배타지역에 대한 조사를 오래도록 해왔다. 그의 연구에 의하면 “동물마다 피해를 입는 상태와 정도가 다르다. 체르노빌에 사는 일부 곤충과 새는 많이 오염되어 있고, 여우와 토끼 종류는 피해가 적다. 그런데 제비 종류는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양쪽 모두에서 피해가 심하여 2년 만에 모두 사라져버렸다. 체르노빌의 제비 중에는 흰색 무늬가 있는 깃털이 난 것이 있었다. 깃털 색이 변한 제비의 DNA에서는 파괴된 부분이 발견되었고, 수컷 제비는 정자 생산이 감소되어 있었다.”
일단의 과학자들은 2020년에 후쿠시마 배타지역 여러 곳에 100대의 카메라를 설치하고 그 지역의 멧돼지, 너구리, 여우, 족제비, 사슴 등의 야생동물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이곳의 야생동물은 집단의 수가 사고 발생 전보다 증가해 있었다. 이런 현상은 체르노빌에서도 나타났다. 이곳의 늑대, 사슴, 살쾡이, 갈색곰, 들소와 같은 야생동물은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있었다. 그리고 야생식물도 마찬가지로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과학자들은 “배타구역에 동물이 번성하는 이유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방사능은 동물에게도 같은 스트레스가 될 것이지만 인간이 주는 스트레스를 적게 받은 것이다. 인간이 없는 곳에서 야생동물은 더 잘 번식한 겻이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와 같은 곳은 거의 영구적으로 사람이 살기에 안전하지 못하다. 그 이유는 방사성물질의 반감기가 우라늄-238은 44.7억년, 칼륨-40은 13억 년, 세슘-17은 30년, 탄소-14는 5,730년, 삼중수소은 12.3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과 달리 야생 동식물에게는 다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과학자들이 끊임없이 장기간 배타구역을 조사하는 이유는 인류의 안전을 확인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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