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SD 환자의 뇌는 왜 과거에 갇혀 있을까?

Photo of author

By 사이언스웨이브

PTSD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라는 뜻으로, 재해나 사고, 전쟁 등 스트레스의 한계를 넘는 경험을 한 후에 일어나는 심신장애를 의미한다. PTSD 환자들은 트라우마를 떠올릴 때마다 실제로는 위험한 상황이 끝났음에도 여전히 강한 공포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 과거의 위험을 현재의 위협처럼 인식하는 이유가 뭘까?

[사진=AI 생성 이미지]

PTSD 환자에서 약해진 뇌 연결 구조 확인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 웨스턴대학교 신경과학 프로그램 등 공동 연구팀은 전형적 PTSD 환자, PTSD 해리성 아형 환자, 그리고 트라우마 경험은 있지만 PTSD로 발전하지 않은 사람들의 뇌 연결 구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을 바탕으로 일상적인 기억과 트라우마 기억, 두 가지 기억을 떠올렸다. 트라우마 기억은 자신의 윤리적 가치관에 반하는 행동을 했을 때 등 도덕적 상처와 관련된 사건이었다.

그 결과, PTSD 환자들은 생각, 감정, 신체 반응을 조절하는 뇌의 여러 부위 사이 연결이 약해져 있었다. 특히 중뇌와 소뇌와 대뇌피질 사이의 연결이 충분하지 않았다.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소뇌는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예측한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실제 상황에서 몸이 얼어붙어 움직이지 못하면 소뇌는 예측과 실제 반응 사이에 차이가 발생했다고 판단한다.

이후 대뇌피질이 현재 상황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면 뇌는 ‘지금은 안전하다’는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고, 이를 바탕으로 위험에 대한 예측을 수정한다.

반면 PTSD 환자는 뇌 영역 간 연결성이 약하다. 이 때문에 현재는 안전한 상황이라는 정보를 충분히 전달받지 못해 과거의 위험을 현재의 위협처럼 인식하게 된다.

연구팀은 또 PTSD 환자의 소뇌 내부 연결성이 오히려 증가했다는 점도 확인했다. 소뇌가 다른 뇌 영역과 정보를 충분히 주고받지 못한 채 독립적으로 과도하게 작동하면서 현재 상황보다 과거의 위험 신호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참전 군인이다. 가족들과 함께하는 안전한 모임에서 폭죽 소리를 듣더라도 이를 실제 전투 상황으로 인식해 몸을 숨기거나 엄폐 행동을 하는 것이다.

소뇌는 대뇌의 뒤쪽 아랫부분에 위치해 있다. [사진=unsplash]

PTSD 해리성 아형에서 나타난 뇌 변화

PTSD 해리성 아형에서는 일반적인 PTSD 증상에 더해 자신이나 주변 현실과 분리된 것 같은 해리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PTSD의 한 유형이다.

실험 결과, PTSD 해리성 아형의 경우 감각 정보와 신체 움직임 정보 사이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 즉, 현재 안전하다는 정보가 들어와도 뇌가 이를 제대로 통합하지 못해 현실과 분리된 느낌을 경험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손이 어디에 있는지 확신하지 못하면 물컵을 잡는 것에도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특정 뇌 영역 하나에만 집중한 기존 연구와 달리 트라우마 기억을 회상하는 동안 뇌 전체 영역 간 연결성을 살펴본 최초의 연구”라고 밝혔다.

이어 “PTSD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뇌가 다시 정보를 업데이트하도록 돕고, “나는 지금 안전하다”라는 감각을 회복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박연정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Nature, reduced cerebello-thalamo-cortical functional connectivity during traumatic memory retriecal in PTSD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댓글 남기기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