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3D 프린팅과 모세관 현상으로 만든 맞춤형 뇌 신경 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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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뇌 연구를 위한 ‘신경 칩’ 제작 방식이 한 단계 진화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이 3D 프린터로 빈 통로 구조를 먼저 만들고, 이후 전도성 잉크가 모세관 현상으로 내부를 채우게 하는 역발상 공정을 도입해 맞춤형 3차원 뇌 신경 칩 제작에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뇌과학과 뇌공학 연구에서 필요한 다양한 배양칩을 정밀하게 설계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공정을 거꾸로 뒤집다

기존 미세전극 칩은 반도체 공정에 의존해 입체적 설계 자유도가 낮고 제작 비용이 컸다. 최근에는 3D 프린팅 기반 제작법이 등장했지만, 전도성 물질 패터닝 → 절연체 도포 → 전극 오프닝 순서를 따르는 방식으로는 여전히 다양한 신경 네트워크 구조를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KAIST 연구진은 이 공정을 과감히 거꾸로 뒤집었다. 먼저 속이 빈 절연체 구조를 3D 프린터로 출력한 뒤, 모세관 현상으로 전도성 잉크가 내부 미세 터널을 스스로 채우도록 한 것이다. 이 방식은 구조 지지체와 미세전극을 하나의 3차원 네트워크 안에서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게 해, 기존 접근법의 제약을 뛰어넘었다.

KAIST 연구진이 개발한 맞춤형 3D 뇌 신경 칩 제작 원리 모식도. 3D 프린터로 빈 절연체 구조를 만든 뒤, 전도성 잉크가 모세관 현상으로 내부 통로를 채우면 전극이 형성되고, 이를 통해 3차원 신경세포 활동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사진=KAIST]

왼쪽부터 바이오 및 뇌 공학과 남윤기 교수, 윤동조 박사후연구원. [사진=KAIST]

다양한 형태와 확장성

이 플랫폼은 프로브형, 큐브형, 모듈형 등 원하는 형태의 칩 구현이 가능하다. 또 그래파이트, 전도성 폴리머, 은 나노입자 등 다양한 소재로 전극을 제작할 수 있어 연구 목적에 따라 맞춤형 설계가 가능하다. 특히 3차원 신경 네트워크 내부와 외부에서 동시에 다채널 신호를 측정할 수 있어, 신경세포 간 동적 상호작용과 연결성을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다. 이는 기존 2차원 배양칩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뇌 신호의 복잡성을 드러내는 데 유용하다.

남윤기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는 “3D 프린팅과 모세관 현상을 결합해 신경칩 제작의 자유도를 크게 확장한 성과”라며, “기초 뇌과학 연구뿐 아니라 세포 기반 바이오센서, 바이오컴퓨팅 같은 응용 분야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윤동조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6월 2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과 글로벌 기초연구실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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