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장내 미생물 활용해 난치성 뇌종양 생존율 높여

• 트립토판 보충으로 장내 미생물 생태계 회복 → CD8 T세포 활성화
• 던카니엘라 두보시 균주가 면역세포 종양 유도 및 항암 효과 증진
• 면역항암제 비반응 뇌종양에서도 병용 치료로 생존율 개선 입증

국내 연구진이 장내 미생물과 대사산물을 이용해 뇌종양 면역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개발했다.

1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과학과 이흥규 교수 연구팀이 교모세포종에 대한 면역항암제의 반응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장내 미생물 생태계와 대사산물의 역할에 주목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국제 학술지 ‘셀 리포츠(Cell Reports)’ 온라인판에 지난 6월 26일 게재됐다.

교모세포종은 가장 치명적인 뇌종양으로, 면역항암제에 거의 반응하지 않고 치료 저항성이 높아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종양 진행 과정에서 장내 트립토판(tryptophan) 농도가 급감하고, 이로 인해 미생물 다양성이 감소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에 따르면 트립토판을 보충하면 장내 미생물 생태계가 회복되고, 특정 유익균이 면역세포인 CD8 T세포를 활성화시켜 종양 부위로 이동하게 만든다. 연구진은 생쥐 실험을 통해 트립토판 보충 시 CD8 T세포의 반응성이 높아지고, 이들이 림프절과 뇌종양 부위에 더 많이 분포함을 확인했다.

특히 장내 유익균인 ‘던카니엘라 두보시(Duncaniella dubosii)’가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균주는 CD8 T세포의 체내 재분포를 유도하고, 면역관문억제제(anti-PD-1)와 병용할 경우 생존율을 유의미하게 향상시켰다.

무균 생쥐 모델에서도 해당 균주만 투입해도 생존율이 증가했으며, 이는 이 균주가 트립토판을 대사해 생성한 물질이 CD8 T세포의 항암 기능을 강화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 교수는 “장내 미생물 기반 병용 전략을 통해 기존 면역항암제가 효과를 보이지 않던 난치성 뇌종양에도 치료 반응을 유의미하게 끌어올릴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라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