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정의 의학노트] 칼로리 빼도 위험하다 – 인공 감미료 음료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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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 액상과당→인공감미료 음료, 체중 감량 영향 미미
  • 인공감미료 음료, 하루 섭취량 1.5회 증가 시 사망률 7%↑
  • 나쁜 식생활 패턴 유지가 조기 사망 불러

취임 두 달 밖에 안됐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언행은 엄청난 논란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말 가운데도 모든 사람이 공감할 만한 말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 콜라를 마시는 날씬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 (I have never seen a thin person drinking diet coke)’같은 말이다. 물론 문장 그대로 뚱뚱한 사람만 다이어트 콜라를 마신다는 뜻이 아니라 주로 비만인 사람들이 제로 콜라를 선호한다는 이야기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콜라와 패스트푸드를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심지어 백악관 집무실에 콜라를 주문하기 위한 빨간 버튼을 별도로 설치했을 정도다. 이 버튼을 누르면 비서가 다이어트 콜라를 가져온다고 하니 이 말은 본인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아무튼 여든에 가까운 나이에도 정정하게 정치를 하는 모습을 보면 제로 콜라가 건강에 좋진 않아도 적어도 크게 해롭진 않아 보일 순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 재임 중 백악관 오벌 오피스 책상에 빨간 버튼이 있었는데, 이 버튼을 누르면 직원이 다이어트 콜라를 가져다줬다. 이는 원래 비서나 참모를 호출하는 버튼으로 사용하던 것이었지만, 콜라를 사랑했던 트럼프는 콜라 버튼으로 커스터마이징한 것이다. [사진=Reuters]

하지만 과학자들은 칼로리를 뺀 제로 콜라도 일반 탄산음료처럼 여러 가지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반 탄산음료보다 더 나쁜지는 논란이 있지만, 건강에 나쁘다는 점을 증명할 객관적인 자료가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문제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적한 것처럼 비만이다.

탄산음료와 다른 당류가 포함된 음료수를 뜻하는 가당음료는 소아 및 청소년, 젊은 층에서 소비량이 많다.

우리보다 가당음료 소비가 많은 유럽 및 미국에서는 평생 비만으로 이어지는 소아 비만의 주요 위험인자이기도 하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ICL)의 앤소니 라버티 (Anthony A Laverty)가 이끄는 연구팀은 일반 가당음료 (sugar-sweetened beverages (SSBs))와 인공 감미료가 들어간 인공 감미료 음료 (artificially sweetened beverages (ASBs))가 7세에서 11세 사이 영국 아동에 비만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가당음료는 7-11세 사이 모든 나이에서 체질량지수 (BMI)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제로 혹은 다이어트 음료는 11세에서 유의하게 체질량지수를 증가시켰다. 물론 비교적 나중에 체질량지수가 늘어난 이유는 비만이 되면서 제로 음료를 찾아서 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인공 감미료 음료가 이들을 비만에서 구원하지는 못한다.

물론 칼로리가 낮은 건 사실이기 때문에 일부 연구에서는 가당음료를 인공 감미료 음료로 바꾸면 체중을 일부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보고도 있다. 6개 임상 연구에 참가한 총 1729명의 대상자를 분석한 한 메타 연구에서는 1년 정도 장기간 가당음료를 인공 감미료 음료로 바꾸면 체중을 0.5-1kg 정도 낮게 유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비만 환자에서 전체 체중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없는 수준의 미미한 변화에 불과해 이름과 달리 다이어트에 큰 효과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사실 이 결과는 탄산음료나 가당음료의 주 소비층의 식생활 패턴을 생각하면 의외가 아닌 당연한 결과다. 피자와 다이어트 콜라, 햄버거와 다이어트 콜라를 마신다고 해서 다이어트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믿긴 힘들다. 이와 같은 점 때문에 이론적으로 칼로리 섭취가 조금 적을 수밖에 없어도 탄산음료나 인공 감미료 음료를 물처럼 마시는 식생활 패턴이 건강에 나쁘다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가당음료, 인공 감미료 음료 섭취와 사망률을 조사한 다른 메타 분석에서도 이 점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에서 가당음료 하루 1회 (355ml) 섭취량이 증가하면 전체 및 심혈관 사망률은 8%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 감미료 음료는 그보다 더 많이 마셔야 하지만, 심혈관 사망률이 1.5회 섭취 시 7%, 2회 섭취 시 15%, 2.5회 섭취 시 25% 증가했고 전체 사망률도 1.5회 섭취 시 4%, 2회 섭취 시 8%, 2.5회 섭취 시 1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액상과당이든 인공 감미료든 간에 좋지 않은 식생활 패턴을 유지하는 이상 조기 사망의 위험성은 높을 수밖에 없다.

사실 앞에서 예로 든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외에도 아흔이 넘은 고령에도 계속 일하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역시 탄산음료와 패스트푸드의 애호가로 알려져 있다. 당연히 그냥 콜라와 제로 콜라 모두 인체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독극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둘 다 물 대신 지속적으로 마실 경우 각종 만성 질환은 물론 조기 사망 위험도가 올라가는 것 역시 사실이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 가운데서도 오래 사는 사람이 있지만, 평균적으로 봐서 흡연자가 조기 사망 가능성이 월등히 높은 것처럼 건강하지 않은 식생활을 지녀도 오래 사는 경우가 있긴 하나 평균적으로 빨리 죽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 분명하다.

 물론 가당음료와 인공 감미료 음료 모두 사람이 마실 수 있는 음료이고 패스트푸드도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먹으면 절대 안 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런 음식만 편식하면서 먹게 되면 건강을 해친다는 이야기다. 아무리 시원하고 달콤해도, 음료수를 매일 물처럼 마시는 일은 피해야만 하는 나쁜 습관이다.

참고 문헌

1. Laverty AA, Magee L, Monteiro CA, Saxena S, Millett C. Sugar and artificially sweetened beverage consumption and adiposity changes: National longitudinal study. Int J Behav Nutr Phys Act. 2015;12:137. Published 2015 Oct 26. doi:10.1186/s12966-015-0297-y

2. Tobiassen PA, Køster-Rasmussen R. Substitution of sugar-sweetened beverages with non-caloric alternatives and weight change: A systematic review of randomized trials and meta-analysis. Obes Rev. 2024;25(2):e13652. doi:10.1111/obr.13652

3. Zhang YB, Jiang YW, Chen JX, Xia PF, Pan A. Association of Consumption of Sugar-Sweetened Beverages or Artificially Sweetened Beverages with Mortality: A Systematic Review and Dose-Response Meta-Analysis of Prospective Cohort Studies. Adv Nutr. 2021;12(2):374-383. doi:10.1093/advances/nmaa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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