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자연 재난 예측·대응”…과기정통부, 민·관·연 협력 확대 시동

기후변화로 인해 자연 재난의 규모와 빈도가 증가하는 가운데, 정부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재난 대응 기술의 고도화와 현장 적용 확대에 나섰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9일 서울 강남구 도시 관제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관계부처, 연구기관, 민간 기업과 간담회를 열고, 극한 기상 상황에 대응하는 디지털 기반 기술의 중요성과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뒷받침 필요성을 강조했다.

AI, 예측 불가능한 자연 재난에 ‘핵심 대응 기술’로 부상

배 장관은 “기후변화로 인해 자연 재난의 예측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으며,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다”며 “기존의 물리적 인프라 중심 대응체계로는 한계가 명확한 만큼, 데이터 기반의 AI·디지털 기술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행정안전부, 환경부를 비롯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국립재난안전연구원 등 주요 연구기관과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재난 대응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인 민간 기업들이 참석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AI 기술은 과거 축적된 재난 사례, 지역별 지리 정보, 기상·수문 데이터 등을 통합 분석해 기존에는 인지하기 어려웠던 위험 요소를 사전에 감지할 수 있으며, 실제 재난 발생 시에는 피해 확산 범위, 속도, 위험도 등을 실시간으로 예측·모니터링해 2차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AI 기반 재난 대응 기술은 침수, 산사태, 도로 붕괴 등 복합적인 재난 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점차 주요 도시와 지방자치단체 현장에 확대 적용되고 있다.

디지털트윈부터 AI CCTV까지…현장 중심 기술 확산 논의

이날 간담회에서는 실제 적용 중인 AI 기반 재난 대응 기술 사례가 공유됐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환경부와 함께 개발한 디지털트윈 기반 도시 침수 대응 시스템과 댐 방류에 따른 하류 침수 예측 플랫폼을 소개했다. 이는 가상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다양한 강수 시나리오를 반영하고, 침수 위험 지역을 사전에 분석해 경보 시점을 정밀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민간 기업 쿠도커뮤니케이션은 부천시와 협력 중인 AI CCTV 기반 재난 대응 사례를 발표했다. 실시간 영상 분석을 통해 폭우나 산사태 등 이상 징후를 자동 감지하고 상황실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기업 측은 재난 대응 AI 모델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실제 재난 데이터를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AI 기술이 현장에 효과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선 지자체와 정부가 보유한 재난 데이터, 국토 정보 등을 기반으로 한 공공-민간 데이터 연계 체계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실무 인력의 활용 역량을 높이기 위한 교육과 제도적 뒷받침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