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비서 알렉사(Alexa) 같은 인공지능은 일상을 편리하게 바꿔주는 ‘스마트 기술’이라고 광고한다. 하지만 실제 가정에서 사용될 때는 스마트 기술 활용도가 그리 높지 않은 걸로 나타났다. 또한 AI 사용자들의 웃음을 분석한 결과, AI가 우리를 웃기는 게 아니라 AI를 ‘매개로’ 사람들끼리 웃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웃음은 AI가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한다
연구진은 가족들이 AI 음성 비서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웃음이 언제, 왜 발생하는지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웃음은 대부분 기술 자체에 대한 반응이 아니었다. 대신, 기술을 둘러싼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 속에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음성 비서가 명령을 잘못 이해하거나, 예상치 못한 답변을 하거나, 지나치게 점잖은 방식으로 응답을 거부했을 때 웃음이 터졌다. 그러나 그 웃음은 AI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며 함께 웃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공유하는 사회적 신호에 가까웠다.
연구진은 또한, “사람들이 알렉사와 장난을 치거나, 서로 이야기하는 도중 알렉사가 끼어들 듯 반응할 때 웃음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즉 AI는 대화의 주체라기보단, 인간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매개체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심지어 음성 비서와 단둘이 대화하는 상황에서도 웃음은 옆방에 있는 다른 사람의 관심을 끌기 위한 신호로 사용되는 경우가 확인됐다.
초기의 호기심, 결국은 ‘타이머’와 음악 조절
연구진은 음성 비서의 어떤 기술을 주로 사용하는가도 분석했다. 음성 비서를 처음 사용할 때는 호기심과 기대감이 컸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용하는 기능은 극히 제한적으로 줄어들었다.
결국 남는 기능은 타이머 설정, 음악 재생목록 실행, 손이 바쁠 때 음악을 올리거나 내리고 일시 정지하는 정도였다. 이는 음성 비서가 광고에서 내세우는 첨단 기능들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해하는 것처럼 보이는 AI”가 위험하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로 웃음을 단순한 감정 반응이 아닌, 사회적 메시지로 해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존 연구들은 웃음을 기술적 오류에 대한 반응이나 농담에 대한 반응 등으로 분류해 왔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한바탕 웃음이 동시에 여러 효과를 내는 경우가 많았다. 웃음은 짜증을 완화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며, 관계를 조율하는 사회적 도구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또한 기술이 ‘이해하는 것처럼 보일 때’ 발생하는 위험성도 제기한다. 사람들은 기술에 인간적 특성을 부여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AI에 대한 신뢰를 과도하게 높일 수 있다.
AI가 사용자의 심리를 교묘히 유도하는 설계와 결합된 ‘다크 패턴’의 경우,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거나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할 수 있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Tech Xplore, “Laughter reveals how AI is really used at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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