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오랫동안 인류의 삶을 지탱해왔다. 식량과 자원, 해운과 관광, 여가와 건강까지 인간은 다양한 방식으로 바다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 25년 안에 인류가 바다에 끼치는 훼손 수준이 지금보다 두 배 가까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해수 온도 상승, 과도한 어획으로 인한 자원 고갈, 해수면 상승, 해양 산성화, 육상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질 등 여러 요인이 동시에 겹치면서 해양 생태계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경고다.
바다 변화, 25년 안에 두 배
미국 UC 산타바버라대학 해양생태학자 벤 헬펀 교수 연구팀은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해양에 대한 인류의 누적 훼손 수준이 2050년까지 현재보다 두 배로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연구에 따르면 해양 온난화와 어류 자원 감소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며, 여기에 해수면 상승, 산성화, 영양염류 오염이 복합적으로 더해진다. 헬펀 교수는 “이런 변화가 점점 심해질 것이라는 사실은 예상된 일이지만, 단 25년 만에 두 배라는 속도는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열대와 극지방은 변화의 속도가 가장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열대 해역은 산호초 같은 민감한 생태계가 많아 작은 변동에도 크게 흔들리고, 극지방은 이미 높은 수준의 훼손을 겪고 있는데 앞으로 더 큰 부담이 추가될 수 있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안 지역 어업이 붕괴하거나 관광 자원이 급격히 줄어들고, 해안 도시 인프라가 해수면 상승으로 위협받을 수 있다. 더 나아가 식량 공급망 불안, 지역 경제 침체, 기후 난민 증가 같은 사회적 파급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연안 지역 가장 취약지대, 서식지 보호 시급
연안은 인류가 바다로부터 얻는 가치인 식량, 일자리, 관광, 경제 활동이 집중된 곳이지만 동시에 인간 활동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연구진은 이 때문에 연안이 앞으로 훼손과 파급효과의 증대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많은 나라들이 해양 자원에 크게 의존하는 만큼, 사회적·경제적 부담도 불가피하다.

[사진=Midjourney 생성 이미지]
이에 따라 연구진은 기후변화 대응 정책과 어업 관리 강화가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염습지, 맹그로브(열대·아열대 해안 갯벌에 자라는 숲으로 바닷물에도 견디는 나무와 관목), 갯벌 같은 연안 서식지는 향후 위협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우선적인 보호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헬펀 교수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건 강력한 계획 도구”라며 “이번 연구는 처방이 아니라 경고다. 지금 행동하면 그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2008년 사이언스에 발표된 선행 연구의 연장선에 있다. 당시 헬펀 교수팀은 17개의 글로벌 데이터 세트를 종합해 해양 훼손 지도를 처음으로 작성했다. 그 결과, 지구상의 바다는 단 한 곳도 인간의 손길에서 자유롭지 않았으며, 전 세계 해양의 41%가 심각한 수준의 손상을 겪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번 연구는 그때의 “현재 진단”에서 더 나아가, 앞으로 25년 후 바다가 어떤 상태에 이를지를 예측한 것이다.
이번 연구에는 UCSB의 멜라니 프레이저, 케이시 오하라 연구자와 남아프리카 넬슨만델라대의 알레한드라 바르가스-폰세카, 아만다 롬바드 연구자도 함께 참여했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참조 논문: Benjamin S. Halpern et al, Cumulative impacts to global marine ecosystems projected to more than double by midcentury, Science (2025). DOI: 10.1126/science.adv2906. 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dv2906
자료: 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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