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동물을 분류할 때, 척추(脊椎)의 유무(有無)에 따라 척추동물과 무척추동물로 나누기도 했다. 그리고 무척추동물에는 절지동물, 환형동물, 연체동물, 극피동물, 편형동물, 강장동물 등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지금은 척추와 무척추로 나누지 않고 매우 복잡하다. 그런데 지구상에서 현재 가장 번성한 무리는 절지동물들이다.
절지동물(절지류)이라 부르는 무리는 다리가 다수이면서, 각 다리들이 몇 개의 마디로 이루어진 종류를 말한다. 여기에는 1)곤충류, 2)거미류, 3)갑각류(甲殼類), 4)다지류(多肢類), 5)삼엽충류가 포함된다. 곤충과 거미가 절지동물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게와 새우, 가재처럼 단단한 외피(껍데기)로 덮여 있는 갑각류도 절지류라는 것은 잘 모르고 있다. 갑각류 역시 여러 개의 마디발 다리를 가졌다. 다지류는 지네처럼 다리가 대단히 많은 무리이고, 삼엽충류는 화석으로 발견되는 고대(古代)의 동물이다.

화석동물로 잘 알려진 삼엽충 무리는 약 3억년 전에 주로 바다에 살았다. 몸이 여러 개의 마디로 구성되었으며, 지구에서 사라진 절지동물로 분류된다.
갑옷으로 무장한 절지동물
절지동물들은 모양과 색만이 아니라 사는 환경이 밀림, 사막, 깊은 바다, 초원 등 다양하다. 모든 절지동물은 2가지 공통된 특징이 있다. 첫째는 탄산칼슘 성분으로 강화된 단단한 외피(외골격)로 몸을 싸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인간의 다리는 무릎 관절이 하나이지만, 그들은 다리에 몇 개의 마디가 있다. 그래서 ’마디발동물‘ 또는 ’마디다리동물‘이라 부르기도 한다.
과학자들은 절지동물의 외피가 얼마나 훌륭한지에 대해 이런 설명을 한다. “인간은 뼈가 피부 내부에 있지만, 절지류는 피부 자체가 단단한 갑옷이다. 그들은 갑옷 덕분에 지상에서만 아니라 수중, 땅속 어디라도 생존할 수 있다.”

영어로 말발굽게(horseshoe crab)라 부르는 ’투구게‘이다. 투구게는 갑각류이기보다 거미류에 가깝고, 다리는 4쌍이 아니고 5쌍이다. 대서양에 많이 산다.
해변 바위와 선박의 밑바닥에 붙어사는 따개비와 삿갓조개가 갑각류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해수 속의 플랑크톤을 먹고 사는 따개비 종류는 1,000종을 넘는다.

따개비가 새끼(유충)일 때는 갑각류의 모습이다. 그러나 이들이 바위 표면에 붙으면 그때부터 몸 주변을 탄산칼슘 시멘트로 성벽(城壁)을 쌓고 그 속에서 산다. 따개비의 성벽은 아무리 파도가 쳐도 바위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낙타거미라 불리는 이 종류(solifugid)는 모습이 거미를 닮았지만, 그들과 달리 5쌍의 다리를 가졌기 때문에 ’솔리퓨가에‘(Solifugae)라는 독립적인 무리로 분류하고 있다. 건조한 사막지대에서 작은 동물을 사냥하며 사는 이들은 지금까지 1,000종 이상 발견되었다.
4쌍의 다리를 가진 진드기는 거미류에 속한다. 동물의 피를 빠는 진드기는 병균을 옮길 위험이 있다. 사진은 사슴진드기이다.
절지동물의 주둥이는 왜 ‘턱’이라 부르나?
절지류는 고등동물과 전혀 다른 형태의 주둥이를 가졌다. 그들의 입 구조를 영어로 맨디블(mandible 아래턱 下顎)이라 부르는데, 우리말은 턱 또는 큰턱이다. 절지류의 턱은 니퍼(nipper)처럼 한 쌍의 이빨이 서로 맞물리도록 되어 있다.
동물학에서는 무척추동물의 턱을 부속지(附屬肢 appendages)의 하나라고 말하는데, 몸에서 돌출해 있는 안테나(더듬이), 턱(주둥이), 걷는 다리, 생식기관, 헤엄다리, 꼬리 일부 등 모두가 부속지이다. 절지류는 턱을 이용하여 먹이를 자르고, 물어 운반하고, 적을 공격하고, 독액을 주입하기도 한다.
개미의 주둥이(턱)는 먹이를 자르고 집어서 운반하기 좋은 구조이다.
오스트레일리아에 사는 이 거미(funnel-web spider)는 강력한 독을 가진 2개의 독이빨 턱을 가지고 있다.
다리가 4쌍인 전갈(scorpion)은 거미류로 분류한다. 그들의 앞다리는 강력한 가위 모습을 하고 있다. 위로 감긴 꼬리 끝에 돌출한 독침은 부속지의 하나이다. 전갈 종류는 2,500여 종 알려져 있다.
습기 많은 곳에서 발견되는 노래기의 일종. 다리가 많기 때문에 다족류(多足類)라 불리는 이들은 12,000종 이상 알려져 있다. 노래기 무리와 지네류가 그들이다. 지네류는 모두 육식(肉食)을 하고 독이빨을 가졌다. 그러나 노래기 종류는 죽은 식물을 먹고, 걸음이 아주 느리다.
곤충류의 대표 무리인 딱정벌레(딱정벌레목 Coleoptera)는 유난히 종류가 많다. 지금까지 약 400,000종의 딱정벌레가 발견되었다. 이는 모든 곤충 종류의 40%, 전체 동물 종류의 25%에 해당한다. 그들의 날개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색은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

맛있는 해산물로 유명한 게, 새우, 가재 등은 갑각류이다. 갑각류는 대부분 물에서 살며, 7쌍의 다리를 가졌다. 갑각류 중에 가장 큰 일본거미게(Japanese spider crab)는 양쪽 다리 사이의 길이가 최대 3.7m나 되었다(사진은 미국 자연사박물관). 갑각류 중에 가장 큰 종류는 무게가 20kg까지 나가는 아메리카바다가재(American lobster)이다.
동물의 세계에서 종류가 가장 많은 무리가 절지동물류이다. 그들 중에 곤충류는 1,170,000종 이상, 거미류는 약 30,000종, 갑각류는 55,000, 다족류는 12,000종이 알려져 있다. 절지류는 전체 동물 종(種 species)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수와 종류가 많은 지구의 주인이다. 따라서 그들은 인간과 가장 관계가 많은 생명체이기도 하다. 다수는 맛있는 식품이 되지만, 해충(害蟲)은 대부분이 그들이다. – 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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