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내는 식물 물냉이의 개발
부탄(Bhutan) 왕국은 방글라데시 북쪽 히말라야 산맥의 오른쪽에 있는 고산과 숲과 구름이 아름다운 작은 국가이다. 부탄 왕국의 과학장관은 2017년에 미국 MIT의 유명한 화학공학자 스트라노(Michael Strano, 1976-) 교수를 자기 나라로 초대를 했다. 그를 초빙한 이유는 자기 나라의 자연환경을 보존하면서 빛을 얻을 수 있는 기술을 지도해달라는 것이었다.
오늘날 대부분의 나라는 이산화탄소를 대량 배출한다. 그러나 부탄 왕국은 산소를 오히려 더 많이 생산하는 ‘자연의 나라’이기에 이산화탄소를 발생하거나 기온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전기기술을 원했던 것이다.
부탄 왕국이 스트라노 교수를 초빙한 동기는 그가 발표한 논문에 있었다. 스트라노 교수는 2017년에 세계인의 관심을 끄는 비디오 영상을 발표했다. 그것은 빛을 내는 식물이 17세기의 영국 시인 밀턴이 쓴 명저 <실낙원>(Paradise Lost)의 펼친 페이지를 조명하고 있는 사진이었다.

반닷불처럼 스스로 빛을 내도록 유전자가 편집된 물냉이의 형광이 <실락원>을 비추고 있다.

물냉이(watercress)는 미나리처럼 물에서 재배하는 생장이 빠른 수생식물이며 약간 매운맛을 가진 채소이다.
스트라노 교수의 논문에는 “가로수 잎들이 스스로 희미한 빛을 내고, 사람들은 야광이 나는 가로수 거리를 걷는 날이 올 것이다.”는 내용이 있다. 초대받은 스트라노 교수는 자신이 유전공학 연구자일 뿐, 부탄 공화국에 전기 기술을 지도할 수 있는 과학자는 아니라고 전했다.
스트라노 교수는 식물이야말로 놀랍고도 복잡한 기술을 가진 생명체라고 말한다. 그 예의 하나로 나무는 강풍을 맞아 큰 가지가 부러지고 잎이 떨어지면 스스로 치료하면서 재생하는 능력이 있다. 또한 식물은 태양에너지를 이용하여 광합성을 하고, 30억 년 전부터 퇴적해둔 광합성 산물인 석탄은 지금에 와서 화석 연료가 되고 있다. 인류가 화석연료를 태우고 원자력 발전소를 가동하면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동시에 연소와 핵분열 과정에 대량의 열이 방출되어 직접 기온을 높이고 있음을 지적한다.

스트라노 교수는 빛을 내는 식물 외에 엽록체를 닮은 단순하면서 효율이 큰 태양전지를 개발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강철보다 2배 강한 플라스틱을 개발하기도 한 세계적인 화학공학자이다.
식물에 루시페린 유전자를 결합
세계 모든 나라의 마을과 도로의 밤길을 밝히는 가로등이 소비하는 전체 전력은 아마도 엄청날 것이다. 만일 가로등을 켜지 않아도, 해가 저물어 어두워지면 가로수 잎에서 빛이 나와 조명을 해준다면, 전력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고, 그에 따라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감소할 것이다.
가로수는 잎에서 증발이 일어나면서 주변의 열을 흡수한다. 동시에 잎은 광합성을 하면서 이산화탄소도 감소시켜준다. 스트라노 교수는 이런 생각으로 2017년에 환상적인 실험 결과를 내놓았다. 그들은 아루굴라(arugula, Eruca vesicaria)라는 배추과 식물에 나노(1μm는 1,000,000분의 1mm) 크기의 화학물질을 집어넣었다. 그 물질에는 개똥벌레가 형광을 내도록 하는 루시페린이라는 효소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자 이 식물은 루시페린의 작용에 의해 스스로 빛을 내도록 변화가 된 것이다.
다시 그들은 2021년에 배질(basil)이라는 허브 식물과 데이지(daisi)라는 국화과의 꽃식물 그리고 채소류인 물냉이(watercress) 3종의 식물에 나노입자 크기의 루시페린을 집어넣어 어둠 속에서 거의 4시간 동안 빛을 내게 하는데 성공했다. 이 실험에서는 2017년 때보다 10배나 더 밝은 빛을 내는 데 성공하고 있었다.

영상 속의 여성이 만지고 있는 물냉이 잎은 스스로 빛을 내고 있다. 이 식물은 DNA 속에 형광을 내는 유전자를 심어서 발광하게 된 것이다. 이 식물의 빛은 낮에는 밝은 빛 때분에 보이지 않지만 어두워지면 야광으로 빛난다.
지난 2019년, 미국 아이다호주 케첨 시에 <Light Bio>(빛의 생명)라는 회사가 탄생했다. MIT와 협력하고 있는 이 회사는 유전공학적으로 빛을 내는 식물을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이곳에는 우드(Keith Wood)라는 다른 유명한 화학공학자가 연구하고 있다. 우드 팀은 현재 식물의 염색체 속에 루시페린을 만드는 유전자를 결합시켜 빛을 낼 수 있는 식물로 만들고 있다.

빛을 내도록 유전자가 편집된 식물에서 은은한 야광이 비치고 있다. 우드 박사는 말한다. “자연계에는 스스로 빛을 내는 식물이 없다. 그러나 지금 이 식물은 자기의 에너지로 ‘생명의 빛’(living light)을 비추고 있다.”
2023년 9월, 미국 농무성은 라이트바이오사에 개발한 발광 페튜니아를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페튜니아는 가정이나 도시의 가로를 아름답게 꾸미는 식물이다. 이런 페튜니아가 밤에 빛을 내면서 정원과 실내와 거리를 단장해준다면 참으로 신비스러울 것이다. 미국 농무성의 허가에 대해 라이트바이오사는 2024년 초부터 판매할 것이라고 한다.

영상처럼 생체광(야광)을 내는 페튜니아가 개발되자, 미 농무성은 바이오라이트사에 야광 페튜니아를 판매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우드 박사의 새로운 연구
라이트바이오사의 우드 박사는 1986년 대학원생 시절에 개똥벌레가 형광을 낼 수 있도록 하는 루시페린 효소의 유전자를 일반 식물에 결합시키는 데 성공했고, 이어서 그는 생체광(bioluminescent)을 하는 버섯도 개발했다. 현재 그의 팀은 더욱 새로운 연구계획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만든 생체광 식물은 동일한 색만 발광하지만, 미래에는 여러 가지 색의 빛을 내는 야광식물을 개발하려 한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야광식물체에 손을 대면 빛이 켜지고 꺼지고 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 마술처럼 보이지만 이렇게 되면 식물과 사람 사이에 교감(interaction)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야광 페튜니아의 시판을 허용하자, 일부에서는 야광식물에 벌레가 많이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하고, 야광이 주변 생테계에 영향을 줄 위험은 없을까 하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페튜니아는 인간이 재배해야만 자연 속에서 살 수 있는 식물이므로, 위험이 있다면 즉시 안전 대책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 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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