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건축가 동식물로부터 배우는 건축 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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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건축은 인간의 창의력과 과학기술이 집약된 분야다. 하지만 이미 수억 년 전부터 완벽한 건축술을 선보인 존재들이 있다. 바로 동식물이다. 이들은 어떻게 견고하고 경제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건축을 구현했을까? 자연 속에서 발견한 놀라운 건축의 비밀을 살펴본다.

건축 전문가들이 꼽는 훌륭한 건축의 조건은 세 가지다. 튼튼한 견고성,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경제성, 그리고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미적 아름다움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이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건축은 결코 쉽지 않다.

숲속의 디자이너 고사리와 수정궁

숲 속에 자라는 고사리는 잎을 펼치는 모습만으로 설계의 정수를 보여준다. 줄기와 잎은 서로 중복되지 않도록 배치되어 최대한 많은 햇빛을 받는다. 무거운 잎을 지탱하는 튼튼한 줄기와 우아하게 펼쳐진 잎의 배치는 경제성과 아름다움의 조화를 이룬다.

고사리잎은 중심 줄기(엽축)를 기준으로 양쪽에 잎사귀가 대칭적으로 배열돼 조화와 균형을 상징한다.

1851년 런던 만국박람회의 상징물이었던 수정궁(Crystal Palace)도 자연의 건축술에서 영감을 받은 사례다. 조셉 팩스턴 경은 아마존 강의 빅토리아 수련(Victoria amazonica) 잎 구조를 참고해 이 유리 건축물을 설계했다. 작은 잎들이 반복적으로 배열되어 있는 모습은 수정궁의 유리와 철로 이루어진 반복적 모듈식 구조로 설계됐으며 대칭적이고 조화로운 잎 모양은 수정궁의 유리벽과 천장의 패턴에서 그대로 반영됐다. 수련의 잎은 3m에 달하는 크기에도 강한 물결과 바람에 찢어지지 않는데, 수정궁 역시 구조적 안정성과 미적 요소를 동시에 실현했다.

The Crystal Palace Museum
[사진=www.museumslondon.org]

타고난 설계자 흰개미와 고층 빌딩

곤충 중에서도 흰개미는 독보적인 건축술로 주목받는다. 흰개미 둔덕과 고층건물은 자연 환기와 온도 조절을 위해 효율적인 통풍 구조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또한, 둘 다 외부 환경 변화와 강한 바람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특히 아프리카의 마크로테르메스(Macrotermes) 흰개미는 최대 9m에 이르는 고층탑을 쌓아 올리는데 이 탑은 흙과 모래, 그리고 흰개미의 침을 섞어 만든 ‘자연 콘크리트’로, 놀라울 만큼 단단하다.

흰개미
흰개미 둔덕과 고층건물의 공통점을 보여주는 시각적 예시. 흰개미 둔덕에는 자연 환기를 위한 복잡한 통풍 구조가 있는데 이는 내부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게 한다.

이 건축물은 내부 온도를 항상 29℃로 유지하며, 습도와 환기도 자동으로 조절된다. 흰개미의 설계는 정교한 과학 그 자체다. 일부 흰개미는 집을 남향으로 배치해 태양의 열을 효율적으로 흡수한다. 흰개미의 건축술은 생체모방공학의 중요한 연구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

흙과 풀로 건축물을 짓는 제비와 가마새

새들도 훌륭한 건축가다. 제비는 젖은 흙과 풀을 섞어 튼튼한 흙집을 짓는다. 이 집은 한번 짓고 나면 매년 조금만 손질해 재사용할 수 있을 만큼 내구성이 뛰어나다. 가마새는 진흙과 지푸라기를 섞어 더 큰 집을 짓는다.제비의 흙집에서 영감을 받은 건축물이 남아메리카의 아도베(adobe) 흙벽돌이다. 페루 북부에서 발견된 이 건축물은 5,000년 전부터 만들어졌으며, 지금도 지진과 폭우를 견디며 사용되고 있다.

세계의 생체 모방 건축물(Biomimetic Architecture)

에덴 프로젝트(Eden Project) – 영국

벌집과 비눗방울에서 영감을 얻었다. 영국 콘월에 위치한 에덴 프로젝트는 세계 최대의 온실로,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돔형 구조로 유명하다. 이 돔은 벌집처럼 육각형과 오각형 모듈로 이루어져 있으며, 비눗방울이 서로 결합한 형태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가볍고 투명한 ETFE 필름을 사용해 자연광을 최대한 활용했으며 열대우림과 지중해 식물 생태계를 유지하며, 에너지 효율성이 높다.

[사진=edenproject.com]
[사진=edenproject.com]

로터스 템플 (Lotus Temple) -인도

건축가 파리브 사하바 (Fariborz Sahba) 1986년 완공된 이 건축물은 연꽃 모양으로 설계되어 인도 내 바하이 신앙의 중심지로 사용된다. 연꽃의 조화와 순결을 형상화한 27개의 대리석 꽃잎 구조가 특징이다. 빛이 내부로 자연스럽게 확산되도록 설계되어 조명을 최소화하고 종교 건축을 넘어 현대 건축과 자연의 조화를 보여준다.

Lotus Temple

워터 큐브 (Water Cube) 중국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위해 건설 PTW 아키텍츠(PWT Architects), CSCEC와 ARUP이 공동 설계한 이곳은 비눗방울의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된 수영 경기장이다. 외벽의 4,000개 이상의 ETFE 패널은 가볍고 단열성이 뛰어나며 내부 조명은 태양광을 활용해 낮에는 자연광으로 충분히 밝히고, 밤에는 LED로 환상적인 빛을 연출한다.

[사진=www.westchinatour.com]

자연을 모방한 건축물들은 단순히 외형적인 아름다움뿐 아니라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 그리고 환경 친화적인 설계로 현대 건축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건축가들에게 자연이 가장 위대한 스승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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