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 데 있는 제왕절개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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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맥베스>. 맥베스는 마녀의 예언과 아내의 부추김으로 덩컨 왕을 살해하고 스코틀랜드의 왕이 됐다. 왕이 된 결과로만 보자면, 맥베스가 마주한 마녀는 명태균만큼이나 신통방통하다.

문제는 왕이 된 이후다. 마녀는 맥베스의 친구 뱅코가 왕의 자손을 낳는다고 예언했다. 이 말에 신경 쓰인 맥베스는 뱅코를 죽인다. 마녀는 예언만 했지 맥베스가 감당해야 할 죄책감이나 환각, 환청은 경고하지 않은 모양이다. 점점 미쳐가는 맥베스 앞에 맥더프가 나타난다. 맥더프는 맥베스에 의해 처자식이 죽은 철천지원수다.

위기의 순간, 맥베스는 ‘여자의 자궁에서 태어난 자는 맥베스를 쓰러뜨릴 수 없다’라는 마녀의 말만 믿고 코웃음을 친다. 하지만 맥베스는 미신만 믿고 과학은 몰랐던 걸까. 맥더프는 이렇게 말한다.

“평소 네놈이 받들던 그 악령들에게 물어봐라.
맥더프는 달이 차기 전 어머니 배를 가르고 나왔다는 사실을.”

결국 멘붕에 빠진 맥베스는 육체도 붕괴한다.

맥더프가 어머니 배를 가르고 나왔다는 건 제왕절개를 뜻한다. (과학 문해력이 없었던 불쌍한 맥베스를 보니 누군가 떠오른다.)

<맥베스>를 처음 무대에 올린 게 1606년이니까 제왕절개는 그 당시 이미 널리 알려진 수술이었던 것 같다.

그리스 신화에는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가 죽은 여인의 몸에서 배를 갈라 아폴론의 아들을 꺼냈다는 이야기가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도 죽은 여인의 몸에서 태아를 꺼냈다는 기록이 보인다. 그렇다면 임신한 여인의 배를 가르는 이 수술의 명칭은 왜 제왕절개(帝王切開, 영어로는 caesarean section)일까?

로마 황제 율리우스 시저는 ‘나는 여성의 다리 아래로 태어난 사람이 아니’라고 말했단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시저는 그리스 신화 속 상황을 빌려 스스로 신과 같은 존재가 된 것이다. 그렇게 시저의 이름을 따라 수술의 명칭이 만들어졌다.

제왕절개는 주로 죽은 여인의 몸에서 아이를 살리기 위해 이뤄졌다. 산모와 아이 모두 살린 기록은 1500년경 독일에서 나온다. 가축을 거세하는 일을 하던 남편은 해부학 지식이 있었는데, 아내가 난산에 빠지자 배를 갈라 아이를 꺼냈다.

이후 16세기경 한 전문가가 자궁과 배를 잘 꿰매고 아물게 하는 처치법을 기록으로 남겼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선택할 수 있는 수술은 아니었다. 운 좋으면 살고 운이 나쁘면 죽는 위험한 것이었다. 1869년 새로운 약물의 등장으로 마취와 소독이 가능해지면서 비로소 제왕절개는 안전한 수술이 됐다.

아무튼 셰익스피어는 제왕절개가 무엇인지 알았고, 어리석은 맥베스의 최후에 맥더프의 입을 빌려 표현한 것이다.

저출산 때문에 대한민국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도입한 외국인 가사관리사 가운데 2명이 무단이탈하는 등 혼란이 가중하고 있다. 저출산 대책도 엉뚱한 여론조사를 토대로 만든 것이라면 심각한 문제다. 이런 한심한 대책 말고 슬기로운 정책을 만들어야 여성들이 자연분만이든 제왕절개든 안심하고 아이를 낳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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