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은 척추동물과 무척추동물 두 무리로 크게 나눈다. 물고기, 양서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처럼 등뼈가 있는 것은 척추동물이고, 등뼈가 없는 곤충, 지렁이, 새우, 게, 오징어 등이 무척추동물이다. 게, 새우, 가재는 무척추동물 중에 갑각류(甲殼類)로 분류한다. 그들의 몸이 키틴질로 이루어진 단단한 껍데기(甲)로 덮여 있기 때문이다. 지구상의 동물 종류는 3%만 척추동물이고 97%는 무척추동물이다.

게는 길이가 2mm 정도인 것(pea crab)에서부터 다리를 펼친 폭이 4m나 되는 거미게에 이르기까지 약 7,000종 이상 알려져 있으며, 그중에는 850종의 민물 게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80여 종의 게가 알려져 있고, 참게라 불리는 게는 바닷물과 민물이 연결되는 물에 산다. 사진은 중앙아메리카의 육지에 사는 게 종류이다.
소라게(집게)는 가재의 이웃
무거운 껍데기(연체동물의 석회질 껍데기)를 지고 이동하면서 먹이를 찾는 소라게를 관찰해보면 참 신기하다. 위험이 느껴지면 순식간에 몸 전체를 껍데기 안쪽으로 감춘다. 안전하다고 느껴지면 머리를 내밀어 주변을 확인한다. 소라게의 종류는 800종이 넘는다. 거의 모두 바다에 살지만, 단 1종(Clibanarius fonticola)이 남태평양의 바누아투(공화국)라는 섬의 민물에 산다. 소라게들이 주식하는 것은 미세한 조개, 소라, 죽은 동물, 해조류 등이다.
소라의 영어 hermit crab은 ‘숨어서 사는 게’라는 뜻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게’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잘못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들의 몸은 절반 정도만 갑으로 덮여 있고, 스프링처럼 감긴 형태의 복부와 꼬리 부분은 게와 달리 부드러운 맨살이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자들은 소라게를 독립된 집게과(Pauroidea)로 분류하며, 그들은 오히려 가재 무리에 더 가깝다고 설명한다.

소라게의 휘감긴 꼬리(복부) 부분은 단단한 껍질이 없기 때문에 다른 포식자들에게 공격받기 쉽다. 그들은 스스로 껍데기를 만들지 않고 버려진 소라의 껍데기를 안전가옥으로 삼아 캠핑카처럼 이동식 집으로 삼는다. 알에서 깨어난 유생(幼生)일 때는 헤엄치고 살다가 조금 자라면 변태를 거쳐 새끼 집게가 된다. 그때부터 끌고 다닐 수 있을 정도의 작은 껍데기를 찾아 그 속으로 들어간다. 몸이 커져 집이 비좁으면 더 큰 껍데기를 찾아내어 헌 집은 버리고 큰 새 집으로 들어간다.

먼저 살던 껍데기에서 나와 다른 껍데기로 들어갈 때는 재빠르게 꼬리부터 집어넣는다. 새 집에 입주하면 지고 다닐 수 있을 정도인지 확인하고, 너무 크면 보다 작은 집을 찾는다. 소라게들 중에는 집을 서로 차지하려고 싸우기도 한다. 소라게는 몸이 자라 단단한 껍데기 속이 협소해지면 탈피 과정을 거쳐 몸을 키운다.

소라게가 빈 껍데기 속으로 들어가면 단단한 집게발로 입구를 막아 포식자에게 먹히지 않도록 한다. 소라게의 부드러운 복부는 껍데기 내부에 공간이 없도록 밀착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끌어내기 어렵다. 소라게는 물속에서 주로 생활하기 때문에 껍데기가 다소 무거워도 부력 효과를 얻어 집을 잘 지고 다닌다. 이동하는 모습을 낮에도 흔히 발견할 수 있지만, 그들은 대부분 야행성이다.

소라게는 1쌍의 집게발을 포함하여 5쌍의 다리를 가졌다. 2,3번째 다리는 걷는 역할을 하고, 4,5번째 다리는 껍데기를 떠받들고 있다. 사진은 인도-태평양의 열대 바다에 사는 학명이 Coenobita brevimanus라는 대형 소라게이며, 최대로 자라면 무게가 230g이나 된다. 수족관에서 확인된 그들의 수명은 12-70년이었다.

인도-태평양 바다에 사는 야자소라게(Birgus latro)는 펼친 집게발 사이의 폭이 1m에 이르고 무게가 4.1kg나 되기도 한다. 야자소라게는 갑각류 중에서 최대 크기이다. 이들은 어릴 때는 빈 껍데기를 지고 다니다가 충분히 자라면 꼬리 부분도 단단한 껍질로 덮여 소라껍데기 없이 살아간다. 육지 가까운 곳에 살면서 야자와 나무 열매, 죽은 동물, 거북의 알 등을 먹는 잡식성이다.

크게 자란 이 보라소라게는 자기 몸이 들어갈 만한 껍데기를 발견하지 못하자 버려진 깡통을 집으로 삼았다. 서인도제도 근해에 사는 이 종은 집게발 끝이 보라색이다. 그들은 주변 환경에 따라 변색도 한다.

수족관에서 사육되는 소라게 종류가 15종 알려져 있다. 이들은 모두 열대 바다에 사는 종들이다. 사진의 캐리비안소라게(Coenobita clypestus)는 수명이 32년이었다는 기록이 있다.
소라게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우리나라 학자는 귀한 모양이다. 소라게는 생태가 흥미롭기 때문에 동물의 행동 비디오 중에는 소라껍데기를 쟁취하거나 탈취하는 모습을 소개한 것도 있다. 해변에서 소라게를 발견하면 어항에서 키워보고 싶은 생각도 들 것이다. 채집한 소라게를 일반인이 가정에서 적당한 환경을 만들어 장기간 키우기는 어려울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소라게’라고 말하지만, 분류학적 정식 이름은 ‘집게’임도 알아두자. – 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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