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7>과 봉준호 감독의 새로운 도전
에드워드 애슈턴의 <미키7(Mickey7)>은 정체성, 생존, 그리고 복제의 윤리적 딜레마를 도발적으로 탐구하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외딴 외계 환경에서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복제인간 ‘미키7’의 삶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자신의 존재가 복제되고 버려질 수 있을 때 인간됨의 의미에 대해 깊은 질문을 던진다. 단순한 모험 이야기를 넘어, 인간 정체성과 기술 발전의 미래에 대한 우리의 두려움과 열망을 반영하는 거울과도 같다.
먼 미래, 끊임없이 전 우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던 인류가 새로운 행성 ‘니플하임’을 개척하려 하지만, 공격적인 성향의 토착 생명체인 크리퍼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다. 개척단에서 가장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익스펜더블(소모인력)인 미키7이 탐사 도중 발을 헛디뎌 얼음 구덩이 아래로 추락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상처를 입긴 했지만, 아직 살아있던 미키는 죽어도 복제인간으로 되살릴 수 있다는 이유로 구조되지 않고, 결국 가까스로 기지로 생환하지만 이미 자신의 예전 기억을 갖고 되살아난 미키8을 만나고만다.
가뜩이나 상류층과 엘리트로 구성된 개척단에서 하층민 출신인 미키를 밥벌레 정도로 여기던 사령관에게 이 사실이 알려지면 둘 다 죽임당할 게 뻔한 상황. 둘 중 하나가 죽든가, 아니면 모두의 눈을 속이고 살아남아야만 한다.
우스꽝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작가는 수많은 SF에서 흥미롭게 다뤄왔던 여러 철학적 주제들을 이야기에 녹여내는 한편, 인류사를 바탕으로 창안한 우주 개척사와 상상을 뛰어넘는 다양한 미래 설정, 그리고 긴장감과 유머를 적절히 혼합한 스토리텔링을 선보인다.
<미키7>은 봉준호 감독의 차기 영화로 낙점돼 주목받았다. 미키가 고단한 노동자로서의 자의식을 갖고 있다는 면에서, 그리고 모험 소설을 가장한 세련된 철학적 풍자를 담고 있어 봉 감독에게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다. <설국열차>와 <기생충>에 이은 봉 감독의 새로운 걸작이 탄생할지도 모를 일이다. 게다가 로버트 패틴슨, 마크 러팔로, 스티븐 연, 토니 콜렛, 틸다 스윈튼, 나오미 애키 등 화려한 출연진과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다리우스 콘지가 촬영감독으로 나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책에서 미키의 핵심적인 질문은 ‘테세우스의 배’다. 이 개념은 테세우스의 배를 보존하려는 이들이, 세월에 따라 썩거나 떨어져나간 배의 구성품을 계속 새로운 것으로 교체할 경우, 어느 시점에 이르러 원래의 부분이 하나도 남지 않게 되면, 그것을 테세우스의 배라 부를 수 있느냐는 역설을 담고 있다.
미키 역시 끊임없이 죽고 복제인간으로 재생되지만, 과연 이전의 죽은 자신과 현재의 자신이 동일인인가, 그리고 현재 자신과 함께 생존한 미키8이 자신과 동일인인가 하는 모순적 질문에 계속 시달린다. 타인은 그의 재생이 연속성이 있고, 심지어 불사라고 여기지만, 정작 본인과 동일한 재생본인 미키8의 모습은 전혀 다른 생각과 판단을 하는데다, 죽은 전임자 여섯에 대한 감정도 다르지 않다.

저자인 에드워드 애슈턴은 여러 인터뷰를 통해, 1970년대 유명했던 TV 시리즈인 <스타트렉>의 전송기(대원을 목적지로 보내거나 데려오는 기계)를 통해 이동된 사람이 과연 전송 전과 동일인물인가에 대한 의문이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된 계기였다고 밝혔는데, <미키7>을 통해 오랫동안 많은 SF소설에서 다뤄왔던 주제인 본질의 정체성에 관하여 흥미롭게 독자에게 전달하려 노력한다.
어쩌면 에드워드 애슈턴이 ‘너드 데일리’와 인터뷰한 다음의 말이 <미키7>을, 우리 삶을 관통하는 깊은 성찰의 메시지일 게다.

“만약 여러분이 여러분의 기억, 사랑과 미움, 희망과 꿈을 완벽하게 복제하고, 여러분의 육체까지 완벽하게 복제하여 담아낸다면, 그 사람은 정말 여러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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