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가에서 앵앵거리는 모기소리는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모기에게 물린 자리는 여러 날 동안 몹시 가렵고 덧나서 곪기도 하며, 운이 나쁘면 말라리아(학질), 뇌염, 뎅기열, 라임병(Lyme disease) 등에 감염될 수 있다. 더운 계절에 캠핑, 등산, 낚시, 야외행사를 하면 어디서나 모기가 덤빈다. 그러므로 실외에서 밤 시간을 보낼 때는 모기 기피제(忌避劑 mosquito repellent)가 필수품이다.
모기(해충)를 쫓는 기피제는 모기향 형태, 몸에 뿌리도록 액상(液狀)으로 만든 분사형, 로션 형태가 주로 이용되었는데, 최근에는 기피제 성분을 도포(塗布)한 예쁜 모양의 종이 스티커(패치)를 어린이의 옷이나 신발, 모자, 가방 등에 붙이고 있도록 만든 것도 나오고 있다.

제충국 속에 포함된 피레트린의 화학구조이다. 화학적으로 제조한 모기기피제가 없던 과거에는 낙엽을 태워(모깃불) 그 연기로 모기의 접근을 막았다. 과거에 우리나라에서는 말린 쑥을 주변에 놓아두거나 태워 연기가 퍼지도록 하여 모기를 피했는데, 훗날 쑥 성분 속에도 피레트린이 포함된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사용하는 나선상으로 만든 모기향에는 피레트린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피레트린과 톱밥을 접착제와 함께 혼합하여 만든 최초의 모기향은 1800년대 말에 처음 발명되었다. 그러나 모기향으로 인해 화재가 다수 발생했으며, 개인에 따라 특정 모기향 제품에 대해서 그 연기를 마시고 호흡기 등에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최초의 합성 모기기피제 DEET

기원전 1,000년 이전부터 중국에서는 제충국(除蟲菊 Chrysanthemun cinerariaefolium)이라는 국화과 식물의 꽃에 곤충(해충)을 죽이는 성분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 꽃을 말려 살충제나 해충 기피제로 사용해왔다. 훗날 제충국의 살충제 성분이 피레트린(pyrethrin)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1924년에는 인공적으로 합성까지 하게 되었다.
오늘날 상품화된 기피제 중에는 DEET(diethyltoluamide)라 불리는 물질이 주성분인 것이 많이 있다. DEET는 모기만 아니라 진드기, 벼룩, 파리 같은 곤충과 거머리도 싫어하기 때문에 곤충기피제(insect repellent) 또는 해충기피제라고도 불린다.
DEET는 미국 농무성(農務省)의 화학자 거틀러(Samuel Gertler)가 2차대전 때 밀림에서 전투하는 군인들을 해충들로부터 보호할 목적으로 1944년에 개발했으며, 1957년부터 민간인에게도 사용이 허용되었고, 월남전 때 널리 이용되었다. DEET 제품은 DEET를 75%, 25%는 에틸알콜을 혼합한다. 유효 성분이 빨리 증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휘발 지연제(遲延劑)를 혼합하기도 한다.

DEET가 합성되는 반응식을 나타낸다.
모기는 왜 DEET를 싫어하나?
과학자들은 모기들이 왜 DEET를 기피하는지 그 이유를 확실히 알지 못했다. 그래서 땀과 호흡할 때 나오는 숨 속에 모기가 좋아하는 어떤 휘발성 물질이나 이산화탄소가 있을 것이고, 기피물질은 이런 냄새를 모기가 감각하지 못하도록 후각기관에 지장을 줄 것이라 생각했다. 최근 사하라사막 주변 지역에서 말라리아를 전염시키는 감비아모기(Anopheles gambiae)를 대상으로 DEET 기피제에 대한 반응을 조사한 결과가 흥미롭다.

학질모기(말라리아모기 Anophelex)는 사람의 피를 빨 때, 인간의 혈액 속에 기생하는 원생동물(Plasmdium falciparium)을 감염시켜 말라리아를 앓게 한다. 말라리아에 걸리면 심한 두통, 고열, 피로,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목숨을 잃는다. 사진은 학질모기의 일종인 아프리카산 감비아모기이다.
과학자들은 감비아모기로부터 5cm 떨어진 곳에 DEET를 가져가더라도 모기들은 싫다고 도망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결국 과학자들은 “이 모기는 DEET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다. DEET는 인체의 냄새(모기 유인물질)가 바깥으로 멀리 퍼져나가지 않도록 휘발성을 억제할 것이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즉 DEET는 인체로부터 발산되는 냄새가 확산되지 않도록 가로막는 마스크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계속된 조사에서, 일반적인 집모기(Culex) 종류는 학질모기와 달리 DEET를 민감하게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냤다. 즉 집모기 종류는 사람의 냄새를 탐지하더라도 DEET 향기가 풍기면 접근하려 하지 않았던 것이다.
모기가 싫어하는 화학물질은 DEET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카리딘, 시트로네랄(citronellal), 리나룰(linalool), 더존(thujone) 등의 물질도 알려져 있다. 시트로네랄은 유칼립터스(Eucalyptus) 나무의 잎에서 추출한 레몬 향기가 나는 기름 성분이다. 또 리나룰이라는 물질은 많은 종류의 식물(허브)이 분비하는 무색의 기름 성분이다. 식물에서 발견된 모기기피제 성분으로는 이 외에 알레트린(allethrin), 에스비오트린(esbiotrin), 디메플루트린(dimefluthrin), 메페르플루트린(meperflutrin) 등이 있다.
인체에 안전한가?
어떤 사람들은 자외선을 막아주는 선크림과 함께 DEET 로션을 섞어 바르기도 한다. DEET가 어린이나 임신부에게는 나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그러므로 모기기피제를 선택할 때는 제품 설명서를 잘 읽어보기 바란다.

DEET를 대신한다고 선전되는 이카리딘(icardin)이라는 합성 기피제가 있다. 피카리딘(picaridin)이라고도 불리는 이 기피제는 무색, 무취한 물질이며, 20%가 포함된 제품은 효력이 12시간 지속된다고 선전하고 있다. 최근 많은 기피제 제품들이 이카리딘을 주성분으로 하고 있다.

레몬 향기가 나는 유칼립터스 나무이다.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에 많으며, 코알라는 이 나무의 잎을 먹고 산다. 잎에 포함된 시트로네랄(citronellal)이라는 기름 성분(essential oil)이 모기기피제로 사용된다.
과학자들은 모기기피제와 이를 싫어하는 모기 후각기관과의 생화학적 관계에 대해 아직 잘 알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모기기피제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시대이다. 호랑이보다 두려운 모기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야외에서는 몸에 뿌리거나 바르거나 패치로 붙이는 모기기피제를 잘 활용해야 할 것이다. – 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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