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병원장 역임…향년 92세
- MRI·CT·혈관조영술 등 도입
한국 영상의학 발전을 이끈 한만청 전 서울대병원장이 8일 자택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고인은 상하이 대한민국임시정부 법무위원이자 언론인이었던 월봉 한기악 선생의 막내아들로, 193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큰형 고 한만춘 씨는 연세대 초대 이공대 학장을, 둘째 형 고 한만년 씨는 출판사 일조각 대표와 대한출판문화협회장을 지냈다.
한 전 원장은 한국 영상의학을 개척한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미국 하버드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등에서 연수를 받았으며, 귀국 후 서울대 의대 영상의학과의 수준을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자기공명영상(MRI)과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첨단 진단 장비 도입을 주도했고, 혈관조영술을 기반으로 한 중재 영상의학을 국내에 정착시켰다.
학술 활동도 활발했다. 국제 학술지에 24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했으며, 대한의학회 분쉬의학상, 북미영상의학회 최우수포스터상 등을 수상했다. 한국인 최초로 미국영상의학전문의학회 명예 펠로에 선정됐고, 북미영상의학회 종신 명예회원, 유럽·일본 등 7개 방사선학회 명예회원으로 활동했다.
국내 의학계에서도 주요 학회를 두루 이끌었다. 대한의용생체공학회장, 대한의학영상정보학회장, 심혈관중재적방사선학회장, 대한PACS학회장, 대한방사선방어학회장, 대한방사선의학회 이사장과 회장을 역임했다. 세계 최초로 사체 기반 단면 해부학 교과서인 인체단면해부학을 출간했고, 중재적 방사선학 영문판 집필 등 교육과 저술 활동에도 힘썼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봉애 씨와 세 딸 숙현·금현·지현 씨가 있다. 사위는 조규완 이화산업 회장, 백상익 풍원산업 대표, 장재훈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이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0일 오전 7시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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