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심리학자가 말기암 앞에서 깨달은 것…“우리는 모두 떠나는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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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죽음을 앞둔 한 심리학자가 있었다. 그는 평범한 심리학자 인생을 버리고, 성(性)과 영성, 명상과 죽음을 탐구하며 전혀 다른 삶을 살았다. 그리고 말기 암 판정을 받은 뒤, 죽음을 피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정면으로 바라보며 마지막까지 사람들에게 삶을 가르쳤다.

햇볕 아래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남성의 초상. 그는 모자와 체크무늬 셔츠를 입고 있으며, 배경은 녹색 나무로 둘러싸여 있다.
생전 슈워츠버그의 모습.
[사진=https://donshewey.substack.com/]

하버드 심리학자에서 ‘영적 치유자’로

스티브 슈워츠버그는 하버드 계열 병원에서 일하던 임상심리학자였다. 겉으로는 성공한 삶처럼 보였지만 늘 공허함과 불안을 느꼈다. 그러던 2002년, 미국 프로빈스타운의 한 해변에서 “삶을 열어라”는 강한 내면의 목소리를 들은 뒤 인생을 완전히 바꾸기로 결심했다. 그는 안정적인 직업과 상담소를 정리하고 세계를 떠돌며 성과 인간관계, 치유, 영성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그의 삶을 바꾼 중요한 배경에는 어린 시절 형의 죽음이 있었다. 형은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가족은 슬픔을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한 채 침묵 속에 살아갔다. 스티브는 죽음과 상실의 충격,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한 수치심을 오래 안고 살았다. 1980년대 에이즈 위기 때는 성소수자 환자들을 상담하며 수많은 죽음을 가까이서 경험했다. 그는 결국 “사람이 왜 고통받는가”라는 질문을 깊게 붙잡게 됐다.

이후 그는 성적 친밀감과 명상을 결합한 독특한 워크숍을 만들었다. 사람들에게 몸과 감정을 안전하게 탐구하도록 돕고, 명상을 통해 욕망·불안·외로움을 바라보게 했다. 그는 스스로를 ‘구루(영적 지도자)’라고 부르지 않았고, 누구에게도 자기 방식을 따라 하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대신 각자가 자신만의 길을 찾도록 돕는 데 집중했다.

두 남자가 숲 속에서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
동료와 함께 한 슈워츠버그(오른 쪽).
[사진=https://donshewey.substack.com/]

말기 암, 그리고 죽음을 받아들이는 법

2021년, 그는 갑작스럽게 말기 폐암 진단을 받았다. 암은 이미 뇌를 포함한 여러 부위로 퍼진 상태였고 의사들은 “정리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죽음을 오래 연구했던 그조차 처음엔 두려움과 공포에 흔들렸다. 그는 “나는 죽음을 이해한다고 착각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는 “결말을 알 수 없어도 삶을 믿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동산 배경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남성의 일러스트
[사진=Lyndon Hayes의 일러스트 작품.]

운 좋게도 특정 유전자 변이에 효과가 있는 신약 덕분에 몇 년을 더 살 수 있었다. 그는 남은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았다. 명상 수업을 다시 열고, 죽음을 준비하는 온라인 강의도 만들었다. 부모와 관계를 회복했고, 친구들과 더 깊이 연결됐다. 하지만 2025년 약효가 약해지면서 병세는 다시 악화됐다. 그는 끝까지 삶에 집착하면서도 동시에 죽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 애썼다. “우리는 모두 계속 오고, 또 떠난다”는 것이 그의 마지막 깨달음이었다.

2025년 12월, 그는 마지막 명상 뒤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 친구들은 그의 몸을 씻기고 흰 옷을 입혀 배웅했다. 스티브가 남긴 가장 큰 메시지는 단순했다. 인간은 결국 사라지지만, 두려움 속에서도 삶과 죽음을 더 의식적으로 받아들이는 길은 분명 존재한다는 것이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Psyche, “‘We Are All Always Coming and Going’: Steve Schwartzberg’s Journey from Harvard Psychologist to Erotic Hea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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