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29일 ‘한·미 기술번영 협정(Technology Prosperity Deal, TPD)’ 체결 사실을 발표했다. 이번 협정은 인공지능(AI), 양자기술, 바이오 등 전략 기술 분야에서 양국 협력을 전면 확대하고,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동맹의 과학기술적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포괄적 틀로 평가된다.
TPD는 전략적 과학기술 분야에서 공동 기회를 창출하고 상호 신뢰 기반의 기술 번영을 추구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협정문에는 차세대 혁신의 황금기를 함께 열겠다는 공동 의지가 담겼으며, 양국은 과학기술 협력을 통해 지역 안정과 경제 성장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공유했다.
AI부터 6G까지, 전방위 기술 공조
협력 분야는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첫째는 인공지능(AI) 분야다. 양국은 혁신 친화적인 AI 정책 프레임워크를 공동 개발하고, 하드웨어·모델·소프트웨어·애플리케이션·표준 등 ‘풀스택’ 전 영역에서 기술 교류를 촉진하기로 했다. 특히 데이터셋 개발, 안전성 평가, 신뢰 가능한 AI 기술 수출을 위한 공조가 포함됐다.
또한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공동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역내 기술 확산과 표준 정립을 위한 연합체 구성을 논의 중이다.
둘째는 ‘신뢰받는 기술 리더십’ 분야다. 6G 차세대 통신, 양자 혁신, 우주 탐사, 제약·바이오 공급망 등 첨단 기술영역이 대상이다. 이를 위해 양국은 공동 연구개발(R&D) 체계를 강화하고, 연구자 교류와 기초과학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과 한국연구재단(NRF), 정보통신기술기획평가원(IITP) 등 주요 연구기관이 이행 주체로 참여한다.
미래세대와 산업기반 모두 겨냥
이번 협정은 기술 협력을 넘어 인재 육성과 산업 생태계 재편을 동시에 추진한다.
양국은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교육 협력체계를 구축해 AI, 양자, 바이오 전공 학생의 교류·연수·공동 연구 트랙을 운영하고, 대학·연구기관 간 공동 펀딩을 통해 석·박사 장학 프로그램과 청년 연구자 지원을 확대한다. 또한 표준 데이터셋 제작과 오픈소스 연구 자원 공유를 위한 한·미 공동 센터 설립이 추진된다.
산업 분야에서는 AI 반도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바이오·제약, 6G 통신 등 핵심 산업군을 중심으로 공동 연구개발(R&D)과 기술 표준화, 공급망 협력을 강화한다. 한국 기업은 미국의 기술·인증 체계에 직접 연계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며, 기술 수출과 공동 특허, 표준 인증 등에서 양국의 상호 신뢰 기반이 마련된다.
한편, 데이터 이전·연구안보·수출통제 규정이 함께 강화될 것으로 보여, 양국 모두 보안과 법적 정합성을 확보하는 제도적 대응이 병행돼야 한다.
이번 협정은 미래 인재 양성과 산업 기반 강화를 하나의 전략으로 묶어, 과학기술 동맹을 지속 가능한 혁신 구조로 전환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내년 워싱턴서 공동위 개최
TPD 서명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일정에 맞춰 진행됐다. 양국은 내년 워싱턴 D.C.에서 ‘한·미 과학기술공동위원회’를 열고, 이번 협정의 세부 이행계획과 파일럿 과제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AI 안전성 평가 기준, 데이터 거버넌스, 연구안보, 양자기술 응용 분야 등 구체적 로드맵이 논의된다.
이번 협정은 기술협력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디지털 전환, 반도체 공급망, AI 안전성, 우주탐사 등 글로벌 기술질서 재편의 한가운데서, 한·미 양국이 ‘신뢰 가능한 기술 동맹’을 제도화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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