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한 방울로 두경부암 조기진단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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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침 한 방울로 두경부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려운 두경부암의 진단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대학교 바이오의공학부 정호상 교수와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박준욱 교수 연구팀은 한국재료연구원과 공동으로 침 기반 두경부암 조기 진단 센서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두경부암은 구강, 후두, 인두 등 머리와 목 부위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암 전체 발생 순위 6위권에 해당한다. 병변 위치가 깊고 증상이 미미해 내시경이나 생검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정호상 고려대 바이오의공학부 교수가 침 한 방울로 두경부암을 조기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두경부암은 구강암, 후두암, 비인두암, 갑상선암 등 머리와 목 부위에 발생하는 암을 아우른다. [사진=국제성모병원]

연구진은 환자의 침 속 대사물질에서 두경부암의 존재를 구별할 수 있는 패턴을 찾아내기 위해 라만 분광법과 인공지능 분석 기술을 결합했다. 라만 분광법은 물질에 빛을 쏘아 분산되는 신호를 분석해 분자 구조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침에는 수많은 물질이 혼합돼 있어 신호가 복잡하게 얽혀 있었고, 이를 인공지능이 성분별로 분리해 냈다.

왼쪽부터 서효정 한국재료연구원 연구원(제1저자), 박준욱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교신저자), 정호상 고려대 바이오의공학부 교수(교신저자). [사진=고려대]

연구 결과, 두경부암 환자와 정상인 50명의 침 시료를 분석한 결과 구분 정확도는 98%에 달했다. 연구팀은 두경부암의 발생과 진행 정도를 나타내는 15종의 바이오마커를 새롭게 제시했으며, 이를 통해 단순 진단을 넘어 병의 기전을 이해하는 단서도 확보했다.

진단 정확도를 높인 핵심은 그래핀 기반 나노구조였다. 그래핀 표면의 미세한 주름에서 금 입자가 성장해 형성된 산호 형태의 구조가 빛을 집중시키고, 침 속 물질을 모으는 역할을 했다. 이 구조는 라만 분광 신호를 증폭시켜 암 관련 대사물질을 더 뚜렷하게 포착할 수 있도록 했다.

정호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침 속 대사 신호를 이용해 두경부암을 비침습적으로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현장형 플랫폼”이라며 “향후 다양한 질환의 조기 진단과 새로운 바이오마커 발굴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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