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 무선 뇌 임플란트 ‘MOTE’, 1년 장기 기록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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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소금 알갱이보다 작은 크기의 완전 무선 뇌 임플란트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싱가포르 난양공대(NTU), 미국 코넬대 공동 연구팀은 지름 100 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초소형 뉴럴 임플란트 MOTE(Minimally Invasive Optically Powered Tiny Electrode)를 제작하고, 생쥐 뇌에 1년간 이식해 안정적으로 뇌 신호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 결과는 장기간 뇌파 기록 장치의 기술적 한계를 단축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뇌 내부에서는 미세한 전기 신호가 흐르며 기억 형성, 감정 조절, 의사결정 등 인지 기능을 담당한다. 이 신호를 정확하게 측정하려면 뇌 조직에 직접 센서를 삽입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뇌 임플란트는 금속 전극과 연결선의 구조적 제약으로 인해 염증, 장기 사용 시 신호 열화, 발열, 부피 문제 등을 피할 수 없었다. 특히 지속적인 미세 움직임은 면역 반응을 야기해 데이터 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웠다.

초소형 무선 뇌 임플란트 ‘MOTE’ 실물(왼쪽)과 생쥐 뇌에 이식된 상태(오른쪽).
두께 100마이크로미터(µm) 이하의 칩이 장기 이식 후 1년 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확인됐다.
임플란트 주변에서 염증 반응은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사진=KAIST]

연구팀은 기존 CMOS 반도체 공정을 적용해 회로를 초미세화했고, 자체 제작한 마이크로 LED를 결합해 전원장치 없이 동작하는 칩을 구축했다. 외부에서 조사되는 빛을 전력으로 변환해 동작하며, 뇌파 데이터는 펄스 위치 변조(PPM) 방식으로 광 신호에 실어 외부로 전달된다. 배터리를 제거함으로써 부피, 발열, 무게와 같은 물리적 제약이 크게 줄었고, 생체 내 장기 안정성 확보가 가능해졌다.

MOTE는 내부 회로를 생체 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특수 표면 처리 기술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주변 조직의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장치 내구성을 유지했다. 실험 결과 생쥐 뇌에 1년간 삽입한 상태에서도 신호 품질 저하가 관찰되지 않았다.

MOTE의 구성 및 성능

구분내용
크기두께 100 μm 이하, 부피 1 nL 이하
구조머리카락보다 얇고 소금 결정보다 작은 수준
동작 방식외부 광에 의한 에너지 획득, 배터리 없음
데이터 전송펄스 위치 변조(PPM) 방식의 광 신호 전송
생체 반응조직 염증 거의 없음, 1년간 정상 작동
공정CMOS 기반 초소형 회로 + 마이크로 LED
확장성다중 센서 배열 구축 가능성

(왼쪽부터) 이선우 KAIST 겸직교수, 알로이샤 모나 (Aloysha Molnar) 코넬대 교수[사진=KAIST]

장기 기록 기반 신경치료 기술로 확장
장기간 안정적인 뇌 신호 측정 기술은 치매, 파킨슨병, 간질 등 신경계 질환의 실시간 모니터링과 맞춤형 전기 자극 치료 개발에 필수적이다. 기존 유선 장치 중심의 연구 환경이 무선·초소형 센서 네트워크 기반의 실측 환경으로 이동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연구진은 후속 연구를 통해 멀티 채널 확장 및 정밀 타겟팅 기술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성과는 초소형화 자체보다 완전 무선 기반 장기 임플란트 구현을 실제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뇌과학 및 신경의공학 분야에서 실험적 가설로만 존재하던 개념을 검증 가능한 기술 수준으로 전환한 셈이다. 향후 임상 적용까지는 생체 적합성 검증과 규제 절차가 필요하지만, 장기 기록 기반 치료기술 개발의 기반을 제공하는 성과로 평가된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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