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인류, 성별 체격 차 모든 현생 유인원 중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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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초기 인류 조상 일부는 수컷과 암컷의 체격 차가 현대 인류를 넘어, 모든 현생 대형 유인원 가운데서도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프리카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Australopithecus afarensis)와 남아프리카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Australopithecus africanus)에서 확인된 이 극단적 성적 이형성(sexual size dimorphism, SSD)은 당시 집단이 수컷 우위의 경쟁적 질서 속에서 형성됐음을 보여준다.

현생 유인원보다 큰 성별 격차, 두 종 간 차이는 더 뚜렷

이번 연구는 미국 올버니대학교의 애덤 D. 고든(College of Arts and Sciences 부교수)이 주도했으며, American Journal of Biological Anthropology 7월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불완전한 화석 자료를 보완하는 새 분석법을 적용해 두 종 모두 현대 인류보다 SSD가 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A. 아파렌시스는 현생 어떤 대형 유인원보다 성별 차가 클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든은 “A. 아파렌시스 수컷은 암컷보다 압도적으로 컸으며, 이는 모든 현생 대형 유인원을 포함해 가장 큰 수준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두 종 모두 인류보다 성별 차이가 컸지만, 그 차이 폭은 현생 유인원 종 간보다 더 커, 가까운 친척임에도 서로 다른 진화 압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올버니대학교 인류학자 애덤 D. 고든의 연구로 밝혀진 초기 인류 조상의 뚜렷한 성적 이형성을 보여주는 전시물. 미국 자연사박물관 전시. [사진=Ken Zirkel, Museum of Natural History]

성적 이형성과 사회·환경의 상관성

SSD는 사회 구조와 번식 전략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성선택 이론에 따르면 SSD가 높은 종은 수컷 간 경쟁이 치열하며, 일부 수컷이 다수의 암컷과 짝짓는 일부다처 구조를 보인다. 반면 SSD가 낮으면 짝짓기 경쟁이 약하거나 일부일처 경향이 나타난다.

현대 인류의 SSD는 낮거나 중간 수준으로, 평균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약간 크지만 두 성별의 체격 분포는 크게 겹친다. 고든의 이전 연구에 따르면 SSD는 자원 스트레스와도 연결된다. 먹이가 부족한 환경에서는 체구가 작은 암컷이 에너지 요구량을 적게 유지하며 임신과 수유를 지속할 수 있어 번식 성공률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세대를 거치며 성별 크기 차가 커질 수 있다.

이번 분석은 두 종 모두 침팬지나 고릴라 수준의 강한 수컷 경쟁을 보여주지만, SSD 차이는 성선택의 강도뿐 아니라 건기의 길이, 과일 가용성 등 환경 요인에 따른 자원 스트레스 정도의 차이에서도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환경 조건은 특히 암컷 체격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결측 많은 화석에서도 확인된 성별 차이

고대 인류 화석은 대부분 파편 상태로 발견돼 성별을 직접 판별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상완골, 대퇴골, 경골 등 여러 부위의 크기를 기하평균으로 계산해 전체 체격을 추정했다. 여기에 ‘반복 재표집(iterative resampling)’ 기법을 더해, 현대 유인원 골격 자료에서 화석의 결손 구조를 통계적으로 재현했다. 비교군에는 성별이 명확히 기록된 고릴라, 침팬지, 인간의 완전 골격 자료가 사용됐다.

이 방법은 표본 수가 적거나 불완전할 때 통계적 약세를 ‘유사하다’는 결론으로 오해하는 오류를 막는다. 그 결과, 제한된 화석 자료에서도 두 종 사이의 SSD 차이를 통계적으로 확실하게 입증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또 A. 아파렌시스의 체격 차이가 장기적인 크기 변화인지, 성별 차이인지 확인하기 위해 에티오피아 하다르 지층에서 약 30만 년 동안 축적된 화석을 시기별로 분석했다. 뚜렷한 크기 변화는 없었으며, 관찰된 차이는 성별 요인으로 해석됐다.

같은 집단 속의 예상 밖 다양성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Australopithecus afarensis)는 약 390만`290만 년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Australopithecus africanus)는 약 330만~210만 년 전에 살았다. 두 종은 ‘우아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gracile australopiths)’라는 동일한 분류군에 속하며, 오랫동안 유사한 생태 환경과 생활 방식을 공유했다고 해석돼 왔다.

그러나 이번 분석에 따르면 두 종의 성적 이형성(SSD) 차이는 현생 유인원의 어떤 근연종 쌍보다도 컸다. 이는 같은 집단 내에서도 사회 구조와 생태 조건이 종마다 크게 달랐음을 보여준다. 당시 일부 집단은 현대 인류보다 훨씬 강한 서열 체계와 치열한 수컷 경쟁 속에서 살아갔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차이는 인류 진화 과정이 단일한 경로가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생태적 실험의 연속이었음을 보여준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참고 논문: Adam D. Gordon, Sexual Size Dimorphism in Australopithecus: Postcranial Dimorphism Differs Significantly Among Australopithecusafarensis, A. africanus, and Modern Humans Despite Low‐Power Resampling Analyses, American Journal of Biological Anthropology (2025). DOI: 10.1002/ajpa.70093

제공: University at Alb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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