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perception)은 현실을 추론할 뿐,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게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인간이 의식을 동원해 경험하는 지각은 현실에 대한 지속적이면서 객관적 기록으로 오해되기 쉽다. 외부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유일한 창이 감각으로부터 얻는 정보이기 때문이다.
지각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거의 모든 시간 동안 확실한 실제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예컨대 ‘색깔’에 대한 인식 차이를 떠올려보면, 우리의 감각이 객관적 외부 현실을 정확하게 포착한다는 게 착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색깔에 대한 인식과 해석은 문화권마다 차이를 나타내며, 심지어 단일 문화권 안에서도 같은 드레스 사진을 보고 “검정색이다” “파란색이다” 하며 의견이 갈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일부 문화권에는 아예 색깔을 묘사하는 언어 자체가 없다.
지각과 현실 사이의 불완전한 관계에 대해서 연구 중인 영국 서섹스 대학의 인지 신경과학과 교수 애니얼 세스는 우리의 지각이 외부 현실 세계에 대해 내놓는 설명에는 언제나 결함이 있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애초에 우리 뇌가 외부 세계를 재현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우리의 의식적 경험은 현실의 기록보다는, 무의식적으로 끊임없이 미세 조정하는 예측의 연속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즉, 지각의 세계는 외부에서 내부로가 아니라 내부에서 외부로 구축하는 세계인 셈이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Psyche, “Perception is a process of inference, not an account of ‘re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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