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샘플 귀환(Mars Sample Return, MSR)’ 프로젝트가 예산 부족으로 중단 위기에 처한 가운데, 방위산업체 록히드 마틴이 기존 예산의 절반 수준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대체안을 제안했다. 총 7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던 이 국제 프로젝트는 현재 미국 행정부의 우선순위 재조정 속에서 본예산이 삭감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록히드 측은 이를 30억 달러 이하로 줄일 수 있는 기술적 해법을 고정가 계약으로 제시했다.
복잡한 구조와 예산 압박…MSR 추진 불확실
MSR은 NASA와 유럽우주국(ESA)이 협력하는 국제 프로젝트로, 화성에서 채취한 암석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는 것이 목적이다. 현재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 로버가 시료를 채취해 밀봉 튜브에 담아 표면에 남기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후 회수 로버와 발사체가 이를 수거하고 궤도 상의 귀환선과 접속해 지구로 운반하는 구조다. 하지만 러시아의 이탈, 기술 부담, 급증한 예산이 겹치며, 미국 정부는 과학적 수익 대비 비용이 과하다는 판단 아래 사업 축소 또는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
록히드 마틴의 대안…단순화·경량화로 맞선다
록히드 마틴은 NASA의 기존 화성 샘플 귀환(MSR) 계획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비용 부담이 크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를 대폭 간소화한 대안을 제시했다. 핵심은 임무의 전 과정을 작고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착륙선, 이륙 로켓(MAV), 귀환 캡슐까지 모든 구성품을 자체 제작하며, 전체 구조를 경량화해 비용과 기술적 불확실성을 동시에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새로 제안된 이륙 로켓은 250~300kg급 소형 발사체로, 최대 5kg의 화성 토양 샘플만 지구 궤도까지 운반하도록 설계됐다. 착륙선에는 인사이트(InSight) 미션에서 검증된 저비용 하강 기술이 적용되며, 귀환 캡슐에는 오시리스-렉스(OSIRIS-REx)에서 사용된 경량 열차폐 기술이 반영된다. 이는 기존의 고중량 이륙체와 다단계 로봇 연계 시스템 대신, 단순한 조합으로 신뢰성을 확보하고 제작 일정을 단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전체 구조는 화성 착륙부터 이륙, 지구 귀환까지 핵심 기능만 남긴 최소 구성으로 설계됐으며, 모든 시스템은 이미 심우주 미션에서 입증된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록히드 마틴은 이를 통해 MSR 전체 비용을 낮추고, 현재 NASA가 겪고 있는 예산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NASA는 이 제안을 포함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며, 연말까지 수정된 임무안 발표가 예정돼 있다.
기술성보다 정치적 결단이 관건
록히드 마틴은 개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고정가 계약(Fixed-price contract) 방식으로 초과 비용을 자체 부담하겠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이는 예산 초과로 비판받은 기존 MSR 계획에 대한 대안으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부담을 덜 수 있는 조건이지만, 아직 채택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문제는 기술보다 예산 편성 방향에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 인공지능, 기후 변화 대응, 아르테미스 달 유인탐사 등 다른 전략 과제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어, MSR은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려 있다. 결국 화성 샘플 귀환은 기술적 실행 가능성과 별개로, 정치적 결단과 재정 조정 없이는 추진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과학계는 이번 프로젝트가 태양계 내 생명 탐색의 결정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지만, 그 필요성과 긴급성을 정부와 의회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성사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손동민 기자/ hello@sciencewave.kr
자료: Lockheed Mart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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