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별이 남긴 우주의 나비···제미니 사우스, NGC 6302 고해상도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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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칠레 안데스 산맥의 새벽 하늘 아래에서, 제미니 사우스 망원경이 별의 마지막 숨결을 포착했다. 행성상 성운 NGC 6302, 일명 나비 성운의 최신 고해상도 이미지가 공개된 것이다. 한때 별의 외피였던 가스가 양쪽으로 넓게 펼쳐지며 형성한 거대한 날개 구조가, 어두운 우주 배경 속에 또렷하게 드러났다. 발표는 미국 국립과학재단(NOIRLab)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번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재단 산하 천문연구기관 NOIRLab이 발표했다.

항성 외피 방출의 물리 과정

나비 성운은 전갈자리 방향 약 2,500~3,800광년 거리에 위치한다. 중심의 백색왜성은 과거 항성풍으로 외곽 가스층을 강하게 밀어내며 물질을 방출했다. 가스는 양쪽으로 확장되며 대칭 형태의 날개 구조를 만들었고, 고온 복사열로 이온화되며 자체 발광한다. 겹겹이 쌓인 실 같은 구조와 복잡한 곡면은 항성 말기의 물질 이동이 단순한 구형 팽창이 아니라 회전, 자기장, 유체역학적 흐름이 얽힌 과정임을 드러낸다.

칠레 제미니 사우스 망원경이 촬영한 행성상 성운 NGC 6302(나비 성운). 중심의 백색왜성이 과거 방출한 가스가 양쪽으로 확장되며 대칭적인 날개 구조를 형성했다. 희미한 가스층의 세부 구조까지 선명하게 포착된 고해상도 관측 이미지. [사진=Phys]

행성상 성운은 초신성과 달리 폭발이 아닌 외피의 점진적 분리로 형성된다. 남겨진 가스의 공간적 구조는 항성 내부의 진화 과정과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반영하며, 항성 말기 모델을 검증하는 중요한 분석 대상으로 활용된다. 나비 성운의 형태는 이러한 물리 변수들을 역산하기에 적합한 관측 조건을 제공한다.

이번 관측에서는 희미한 외곽 가스층과 내부의 세부 구조까지 선명하게 확인됐다. 연구진은 확보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스 확장 속도, 밀도 분포, 온도 구배를 정량 분석할 계획이다. 이는 항성 외피 방출의 실제 규모와 추진 동력을 계산하고, 이론 모델을 실측 데이터에 맞춰 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제미니 사우스는 앞으로 나비 성운을 포함한 행성상 성운 대상의 장기 모니터링을 확대할 예정이다. 반복 관측을 통해 구조 변화의 시간적 변화를 추적하고, 백색왜성의 냉각 과정과 가스 조성 변화를 데이터로 분석할 수 있다. 나비 성운은 항성 진화 말기 과정을 실증적으로 연구하기 위한 대표적인 테스트베드가 된다.

이번 이미지는 단순한 시각적 결과물이 아니다. 항성이 남긴 물질이 우주 공간에서 어떻게 재배치되고 어떤 법칙에 따라 확장·변형되는지 설명할 수 있는 정밀 관측 데이터다. 남은 과제는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별의 마지막 단계에 실제로 어떤 과정이 진행되는지 해석하는 것이다.

손동민 기자/ hello@sciencewave.kr

The Red Spider Nebula, caught by We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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