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고양이 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를 위한 방사성의약품 제조 기술로 정부의 신기술 인증을 획득했다. 정식 품목 허가 전 단계에서 기술력을 공식 인정받은 셈으로, 반려묘 보호자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30일, 고양이 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제 ‘싸이로키티 주사액(I-131)’이 농림축산식품부의 농림식품신기술(NET)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방사성의약품 분야에서 이 인증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림식품신기술 인증은 국내에서 처음 개발되거나 기존 기술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기술에 대해 정부가 기술성·경제성·경영성을 종합 평가해 부여하는 제도다.
싸이로키티는 갑상선호르몬 과다 분비로 심혈관 이상 등을 유발하는 고양이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치료하는 국내 최초의 동물용 방사성의약품이다. 기존에는 장기간 약물 치료나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었으나, 싸이로키티는 방사성요오드(I-131)를 이용해 한 번의 주사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를 진행한 원자력연 동위원소연구부 임재청 박사팀은 방사성요오드를 방사선 차폐시설에서 멸균 주사제로 조제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정량성·안정성·독성 기준을 표준화한 제조 매뉴얼도 함께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실제 임상용 시제품을 제작해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임상시험 중간 결과에 따르면 싸이로키티는 고양이 전 개체(100%)에서 1회 투여만으로 치료 효과가 나타났고, 부작용 발생률도 5% 미만으로 매우 낮았다. 기존 약물 치료보다 안전성과 효율 면에서 우수한 결과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이번 인증을 계기로 싸이로키티의 품목허가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정영욱 하나로양자과학연구소장은 “이번 신기술 인증은 반려동물에 방사선 치료 기술을 안전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싸이로키티가 국내 1호 동물용 방사성의약품으로 출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싸이로키티 관련 기술은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향후 상용화를 위한 허가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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