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튬-7을 태우지 않는 고질량 천체, 암흑물질 기반 발열 구조
- 갈색왜성과 구별되는 일정 광도·온도 유지 특성
- WIMP 계열 암흑물질 존재를 검증할 수 있는 관측 가능 대상
극도로 밀집된 암흑물질 환경에서, 우리가 아직 관측하지 못한 새로운 유형의 천체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이론이 제안됐다. ‘다크 드워프(dark dwarf)’라 불리는 이 천체는 암흑물질이 내부에 축적돼 자기소멸하면서 에너지를 방출하고, 그 열로 구조를 유지한다. 일반적인 별과 달리 수소 핵융합 없이도 일정한 밝기와 온도를 유지하며, 암흑물질의 특성을 반영한 독자적 천체로 주목받고 있다.
암흑물질이 천체 내부에서 에너지원이 된다
다크 드워프 개념은 더럼대학교 이론물리학자 주나 크룬 교수팀이 발표한 최신 논문에서 제안됐다. 갈색왜성은 별보다 질량이 작아 수소 핵융합을 시작하지 못하고, 짧은 중수소 반응과 중력 수축으로만 열을 낸 뒤 점차 식어가는 천체다. 하지만 연구팀은 여기에 한 가지 조건을 더했다. 은하 중심처럼 암흑물질 밀도가 높은 환경이라면, 이 천체 내부에 암흑물질 입자가 점차 포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NASA/JPL-Caltech]
암흑물질 입자가 스스로 반입자 역할도 하여 서로 충돌하면 소멸 반응을 일으키고, 이때 에너지가 방출된다. 해당 에너지는 광자, 전자 등 표준모형 입자로 변환돼 천체 내부를 가열할 수 있다. 즉, 다크 드워프는 일반 갈색왜성과 달리 지속적인 열 공급을 받을 수 있으며, 시간에 따라 밝기가 크게 줄지 않고 일정한 온도와 광도를 유지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천체가 기존의 ‘별’이나 ‘행성’과는 구별되는 독립적인 분류일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다크 드워프는 갈색왜성보다 약간 무겁고, 외형은 비슷하지만 내부 에너지 구조가 완전히 다르다. 무엇보다 중요한 차이는 ‘리튬-7’이라는 원소의 존재 여부다.
리튬-7, 다크 드워프를 구별하는 결정적 신호
일반 갈색왜성은 중심 온도가 리튬을 태울 정도로 높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내부 리튬-7이 모두 소진된다. 하지만 다크 드워프는 암흑물질의 자기소멸이 주 에너지원이기 때문에 중심 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리튬-7이 그대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 차이는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연구팀은 이를 “리튬 테스트”라고 명명했다.
천체 질량이 리튬 연소 임계값을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리튬-7이 보존된 채로 존재한다면, 이는 해당 천체가 다크 드워프일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즉, 암흑물질로 인해 열을 얻는 천체라는 간접 증거가 되는 것이다. 이 연구는 특히 암흑물질이 WIMP(약하게 상호작용하는 질량 입자) 계열일 경우에만 성립하며, 따라서 다크 드워프의 존재는 WIMP 모델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관측 자료가 될 수 있다.

암흑물질 밀도(ρ_DM)가 높을수록 갈색왜성 내부의 리튬-7이 더 오래 보존되는 경향을 나타낸 그래프. 일반적인 갈색왜성(검정 점선)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리튬이 모두 소진되지만, 다크 드워프처럼 암흑물질 자기소멸이 에너지원으로 작용하는 경우(색 선), 중심 온도가 낮아 리튬이 유지된다.
[사진=더럼대학교 연구팀]
암흑물질 관측의 실마리, 천체에서 찾다
우주 전체 질량의 약 85%를 차지하는 암흑물질은 중력 효과로 그 존재가 유추될 뿐, 지금까지 직접 검출된 적은 없다. 그러나 다크 드워프는 암흑물질이 천체 내부에서 에너지원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가설을 기반으로, 관측 가능한 새로운 후보 천체를 제시한다. 이론에 따르면 이들은 일정한 광도를 유지하며, 리튬-7 같은 핵심 원소를 보존하고 있어 기존 갈색왜성과는 다른 분광 특성을 보일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은 웹우주망원경(JWST) 같은 고감도 적외선 관측 장비나, 대규모 천체 분광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식별될 수 있다. 특히 리튬-7 스펙트럼이 보존된 중질량 천체가 실제로 발견된다면, 암흑물질의 자기소멸이라는 가설에 대한 중요한 관측 증거가 된다.
다크 드워프의 존재 가능성은 단순한 이론이 아닌, 은하 중심부의 물리 환경에서 충분히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로 간주된다. 만약 이들이 검출된다면, 암흑물질이 단순한 중력 배경이 아니라 별의 진화와 광도에 영향을 주는 실체임을 보여주는 첫 사례가 될 수 있다.
손동민 기자/ hello@sciencewave.kr
참고 논문: Djuna Croon et al, Dark dwarfs: dark matter-powered sub-stellar objects awaiting discovery at the galactic center, Journal of Cosmology and Astroparticle Physics (2025). DOI: 10.1088/1475-7516/2025/07/019
제공: Universe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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