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 사이 흩어진 별빛, 망원경에 잡히다…Abell 3667 성간광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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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은하단 내부에 부유하는 별빛이 망원경에 포착됐다. 특정 은하에 속하지 않고 우주 공간에 퍼진 이 미약한 빛은, 은하단 병합의 물리적 기록이자 구조 재편의 실측 신호다. 미국 DECam(Dark Energy Camera)은 28시간에 걸친 장시간 노출을 통해 Abell 3667 은하단에서 이 성간광(intracluster light)을 고해상도로 시각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관측은 중력 상호작용으로 은하들 사이에서 떨어져 나온 별들이 실제로 어디에, 어떻게 분포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두 은하단이 병합 중인 중심부에는 중심 은하 간을 연결하는 다리 형태의 발광 구조가 나타났으며, 이는 병합 과정에서 물질이 제거되고 재조직된 직접적인 흔적이다.

중력으로 분리된 별들의 분포

Abell 3667은 지구에서 약 7억 광년 떨어진 위치에 있는 거대 은하단으로, 현재 두 개의 소규모 은하단이 병합 중이다. 중심 영역에는 두 중심은하(Brightest Cluster Galaxies, BCGs)를 연결하는 가느다란 성간광 구조가 형성돼 있으며, 이는 병합 중 중력에 의해 은하로부터 떨어져 나온 별들의 집합체로 해석된다.

이러한 성간광은 은하단 내부에서 일어나는 병합 및 상호작용 이력을 추적할 수 있는 지표다. 구조적으로는 암흑물질 분포와도 밀접하게 연관되며, 은하단 형성과 진화의 주요 정보를 담고 있다. 그러나 그 밝기는 일반적인 밤하늘의 표면광도보다 훨씬 낮아, 고감도 탐지 장비와 장시간 노출 없이는 검출이 불가능하다.

570메가픽셀 다크에너지카메라(DECam)로 28시간 동안 촬영한 Abell 3667 은하단의 딥 이미지. 두 은하단이 병합 중인 이 구조는 칠레 세로 톨롤로 천문대 블랑코 4m 망원경에서 촬영됐다.
중앙을 따라 흐릿하게 이어진 띠는 두 은하단이 충돌하며 흩뿌린 별빛이다. 특정 은하에 속하지 않은 별들이 은하단 사이 공간에 퍼지며 성간광을 형성했다. 노란빛 은하들이 조밀하게 모여 병합 중심을 이루고, 화면 전체에 퍼진 푸른 실선은 우리 은하의 먼지층이 반사한 희미한 빛이다.
[사진=CTIO/NOIRLab/NSF/AURA]

고감도 딥 이미징이 드러낸 구조

관측에 사용된 DECam은 미국 에너지부(DOE)에서 개발한 5억7천만 화소의 CCD 카메라로, 칠레에 위치한 블랑코 4m 망원경에 탑재되어 운용 중이다. DECam은 넓은 시야와 높은 감도로 어두운 천체를 효과적으로 포착할 수 있으며, 이번 Abell 3667 관측에서는 총 28시간에 걸친 노출을 통해 지금까지 촬영된 가장 깊은 이미지를 생성했다.

해당 이미지에는 Abell 3667의 성간광뿐만 아니라, 더 멀리 있는 배경 은하들과 다양한 광도 구조가 함께 포착되었다. 중심부의 성간광 다리는 단순한 시각적 현상이 아닌, 실제 물리적 물질 이동의 흔적으로 간주되며, 병합 중인 은하단의 중력 환경을 정량적으로 해석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이번 초심도 이미징에서는 Abell 3667 외에도 우리 은하 내부의 성간먼지 구조(Milky Way cirrus) 역시 선명하게 드러났다. 성간먼지는 우리 은하 내 별빛이 미세한 먼지 입자에 반사되며 발생하는 확산광 구조로, 일반적으로는 배경 흐림으로 작용하지만, 이번 장시간 노출 이미징에서는 필라멘트 형태로 명확하게 분해되어 나타났다.

이러한 foreground 구조는 외부 천체 관측 시 노이즈 요소로 간주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은하 내 물질 분포와 광 반사 특성을 이해하는 독립적 데이터로도 활용 가능하다. 또한 극초저광도 대상 탐지 시 성간먼지의 영향은 보정 및 마스킹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칠레 세로 파촌 산 정상에 위치한 베라 C. 루빈 천문대. 세계 최대 광시야 카메라를 탑재한 8.4m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으며, 남반구 하늘을 정밀하게 관측할 예정이다. [사진=Midjourney 생성 이미지]

LSST, 성간광 통계 관측의 전환점

루빈 천문대는 단일 은하단이 아닌 남반구 전역을 대상으로, 10년에 걸쳐 같은 하늘을 수백 차례 반복 관측한다. 이 과정을 통해 얻은 방대한 다중 노출 이미지는 누적 합성(stack)되어, 기존 관측으로는 포착이 어려운 극저광도 구조까지 분해 가능하다.

DECam이 Abell 3667 하나의 은하단에서 28시간에 걸쳐 확보한 심도는, 루빈 천문대의 LSST 8년 차 누적 데이터와 유사한 수준이다. 그러나 루빈은 이 심도로 수만 개 은하단을 동시에 커버하며, 성간광의 통계적 특성, 은하단 병합 양상, 암흑물질 분포와의 상관성까지 대규모로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또한, LSST는 이미지 기반 탐지에 그치지 않고, 구성 별들의 연령 분포, 금속함량, 운동 특성 등을 추론할 수 있는 분광 연구의 선별 지표로도 활용될 수 있다.

손동민 기자/ hello@sciencewave.kr

참고 논문: Anthony Englert et al, The Intracluster Light of Abell 3667: Unveiling an Optical Bridge in LSST Precursor Data, arXiv (2025). DOI: 10.48550/arxiv.2505.23551

자료: arX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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