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 밖으로 날아간 별…초신성 폭발이 만든 초고속 백색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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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우리 은하의 중력조차 붙잡지 못하는 별이 있다. 초속 2000km, 시속으로는 약 700만 km에 달하는 속도로 은하를 벗어나는 ‘초고속 백색왜성(Hypervelocity White Dwarfs, HVWDs)’이다. 국제 공동 연구팀이 이 특이한 별들의 출발점을 구체적으로 밝혀냈다. 두 백색왜성이 병합 과정에서 폭발하며 잔해를 우주 공간으로 튕겨냈다는 것이다. 이번 결과는 학술지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실렸다.

백색왜성 병합과 ‘이중 기폭’ 폭발

백색왜성은 태양과 비슷한 크기의 별이 수명을 다한 뒤 남기는 작고 밀도 높은 잔해다. 대부분은 은하 내부에서 평범한 궤도를 따라 움직이지만, 드물게는 은하 탈출 속도를 훌쩍 뛰어넘는 ‘도망자’가 관측된다. 이스라엘 공과대학 힐라 글란츠 박사팀은 이런 특이한 사례를 설명하기 위해 헬륨과 탄소·산소가 섞인 두 백색왜성이 서로 접근하며 물질을 주고받는 과정을 3차원 유체역학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했다.

계산 결과, 가벼운 별이 찢겨 나가는 동안 무거운 별이 ‘이중 기폭(double detonation)’ 폭발을 일으켜 초신성처럼 터지고, 그 반동으로 동반성이 은하 중력권을 벗어날 만큼 빠르게 튕겨나가는 모습이 드러났다.

두 백색왜성이 병합하며 일어난 초신성 폭발로, 은하 중력을 벗어날 만큼 빠르게 튀어나가는 초고속 백색왜성을 묘사한 상상도. [사진=Midjourney 제작 이미지]

이번 모델은 단순히 속도만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지금까지 보고된 초고속 백색왜성들이 뜨겁지만 상대적으로 희미하게 빛나는 특성까지 함께 설명한다. 연구진은 실제 관측된 J0546, J0927과 같은 대상의 물리적 특징이 시뮬레이션 결과와 잘 부합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런 병합 폭발은 일반보다 어두운 Ia형 초신성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는 우주 팽창 측정에 쓰이는 초신성 집단의 다양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글란츠 박사는 “백색왜성 병합에서 초고속 잔해가 튀어나오는 과정을 명확히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관측된 뜨겁고 희미한 초고속 백색왜성과 성질이 잘 들어맞는다”고 설명했다. 공동 연구자인 하가이 페레츠 교수도 “이번 결과는 초고속 별의 기원을 설명할 뿐 아니라 새로운 폭발 유형을 탐구할 기회를 열었다”고 강조했다.

은하 중심부에서 뻗어나온 초신성 폭발 잔해 속으로, 초속 2000km 이상의 속도로 질주하는 초고속 백색왜성을 표현한 이미지. [사진=Midjourney 제작 이미지]

이번 연구는 이스라엘 공과대학, 독일 포츠담대학교, 막스플랑크 천체물리학연구소가 공동으로 수행했다. 연구팀은 향후 유럽우주국의 가이아(Gaia) 위성 관측 자료와 차세대 초신성 탐사에서 더 많은 초고속 백색왜성이 발견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러한 발견이 이어지면 별의 말기 진화, 백색왜성 쌍성의 상호작용, 그리고 은하의 역사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손동민 기자/ hello@sciencewave.kr

참조 논문: Hila Glanz et al, The origin of hypervelocity white dwarfs in the merger disruption of He–C–O white dwarfs, Nature Astronomy (2025). DOI: 10.1038/s41550-025-02633-4

자료: Nature Astr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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