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 위 세포를 인슐린 분비 세포로 전환하는 데 성공
- 도시사이클린 반응 유전자 스위치로 세포 변환 조절
- 당뇨병 생쥐에 이식해 혈당 안정 및 증상 완화 확인
인간의 위 세포를 유전적으로 조작해 인슐린을 생성하도록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췌장 대신 위 조직이 혈당을 조절하도록 만드는 이 연구는 제1형 당뇨병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미국 코넬대 의대, 하버드대, 중국 베이징대 공동 연구진은 인간배아줄기세포(hESC)로 만든 위 오가노이드(hGO)에 췌장 베타세포 전사인자 핵심 유전자 3개(NEUROG3·PDX1·MAFA, 약칭 NPM)를 삽입해 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스템 셀 리포트(Stem Cell Reports)에 7일(현지시간) 게재됐다.

연구진은 인간배아줄기세포로 위 오가노이드를 배양한 뒤 췌장 베타세포 발달을 조절하는 유전자 NPM 세트를 도입했다. 이 유전자는 항생제 도시사이클린(doxycycline)에 반응하는 스위치 구조로 설계돼 약물 투여 시에만 발현된다. 도시사이클린을 투여하면 위 세포 내부에서 이 전사인자들이 활성화되어 인슐린을 생성·분비하는 세포로 전환된다.
유전자 조작된 위 오가노이드(hGO-NPM)는 실험 생쥐의 복강에 이식되었으며, 주변 혈관과 연결된 상태로 최대 6개월간 생존했다. 연구진이 당뇨병 모델 생쥐에 이 오가노이드를 이식하고 도시사이클린을 투여하자 인간 위 세포가 체내에서 인슐린을 분비하기 시작하면서 생쥐의 혈당이 안정화되고 당뇨병 증상이 완화되는 것이 확인됐다. 유전자 및 단백질 발현 양상도 췌장 베타세포와 유사하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위 조직이 체내에서 ‘위 유래 인슐린 분비(GINS, Gastric Insulin-Secreting)’ 세포로 유도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제1형 당뇨병은 췌장의 베타세포가 인슐린을 생산하지 못해 발생하며, 전 세계 약 950만 명이 이 질환을 앓고 있다. 인슐린이 부족하면 혈당이 높은 상태가 지속돼 신장, 눈, 심혈관계 등 주요 장기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환자들은 평생 인슐린 주사와 혈당 모니터링에 의존해야 한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환자 자신의 위 세포를 체내에서 직접 인슐린 분비 세포로 전환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인간 대상 임상 적용의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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