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빅크런치’ 시나리오 재등장, 333억 년 뒤 붕괴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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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우주의 미래를 둘러싼 전망이 수정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제 공동 연구진은 우주가 약 70억 년 후 최대 크기에 도달한 뒤 팽창을 멈추고, 약 333억 년 후에는 모든 물질과 에너지가 하나의 점으로 붕괴할 수 있다는 모델을 발표했다. 이른바 ‘빅 크런치(Big Crunch)’ 시나리오다.

이번 연구는 코넬대학교와 상하이 교통대학교를 포함한 연구진이 다크 에너지 서베이(DES), 다크 에너지 분광장비(DESI) 등 주요 관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립한 이론적 모델에 기반한다. 연구팀은 우주의 현재 나이인 약 138억 년을 기준으로, 약 70억 년 후 팽창이 정점에 이르고, 이후 약 200억 년에 걸친 수축 끝에 333억 년 시점에 전체 붕괴가 일어난다고 계산했다.

우주 ‘빅크런치’ 시나리오 재등장, 다크 에너지 재해석에서 출발하다

표준우주모형(ΛCDM)은 우주의 팽창을 일정한 우주상수(Λ)에 의해 설명한다. 이 가정하에서는 다크 에너지가 시공간 전반에 걸쳐 일정하게 작용하며, 우주는 무한히 가속 팽창하게 된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이 전제를 수정한 모델을 제안한다. 연구진은 다크 에너지가 시간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동적 스칼라장(dynamic scalar field)일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 경우, 현재의 팽창이 영구적이지 않을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반전될 가능성도 생긴다.

우주가 영원히 팽창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새로운 시나리오가 제시됐다. 연구에 따르면 약 70억 년 뒤 우주는 최대 크기에 도달한 후 점차 수축을 시작하고, 약 333억 년 후에는 모든 물질과 에너지가 고밀도의 특이점으로 붕괴하는 ‘빅크런치’ 단계에 진입할 수 있다. 이 모델은 다크 에너지가 시간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는 가설과 음의 우주상수 개념에 기반하며, 향후 정밀 관측을 통해 검증 가능성이 주목된다.

모델 구축을 위해 연구팀은 초경량 가상 입자인 액시온(axion)을 이론에 도입했다. 액시온은 입자물리학에서 제안된 스칼라 입자로, 우주 규모에서 에너지장을 형성할 수 있는 후보다. 여기에 음의 우주상수(negative cosmological constant)를 결합함으로써, 팽창을 억제하고 수축을 유도할 수 있는 내향력을 모델 내에 포함시켰다. 이 구성은 팽창이 일정 시점에서 정점을 찍고, 이후 수축으로 전환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낸다.

우주 팽창의 종말과 수축 전환, 빅크런치 예측의 구조

이 모델에 따르면, 우주는 현재보다 약 69% 더 팽창한 지점에서 최대 크기에 도달하며, 그 이후부터는 팽창 속도가 감소하고 수축 단계로 진입한다. 초기에는 완만한 수축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속되며, 약 333억 년 후에는 우주 전체가 고밀도 특이점(singularity)으로 붕괴한다는 예측이 도출된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기존의 열적 냉각이나 무한 팽창과는 다른 경로를 따른다. 단일 수축 과정만을 전제로 한 비순환적 모델로서, 일회성 붕괴를 상정하고 있으며, 반복적인 우주 재생(예: 빅 바운스)과는 구별된다. 이론은 수학적으로 정식화되어 있으며, 특정 조건 하에서 물리적으로 가능한 시나리오로 간주된다.

관측을 통해 시험될 수 있는 이론

이 모델은 아직 관측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두 가지 주요 가정, 즉 다크 에너지의 시간 변화와 음의 우주상수에 기반하고 있다. 연구진도 이론의 불확실성과 한계를 명확히 밝히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물리적 실증이 결여된 이론적 가설의 상태다.

그러나 이 모델은 관측을 통한 검토가 가능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유럽우주국의 유클리드(Euclid), 미국 루빈 천문대(VRO), NASA의 로만 우주망원경(Roman Space Telescope) 등 다크 에너지의 시간 변동성과 팽창률의 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차세대 관측 프로젝트들이 예정돼 있다. 이들 장비는 팽창의 속도 변화, 에너지 밀도의 시계열 변동 등 핵심 변수들을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이론의 중심 가정들이 실측 데이터를 통해 직접 시험될 수 있게 되면, 빅크런치 시나리오 또한 하나의 우주 종말 모델로서 명확히 분류·평가될 수 있다. 현재로서는 가능성 있는 수학적 모형 중 하나로, 향후 관측 결과에 따라 채택되거나 폐기될 수 있는 과학적 가설이다.

손동민 기자/ hello@sciencewave.kr

참고 논문: Hoang Nhan Luu et al, The Lifespan of our Universe, arXiv (2025). DOI: 10.48550/arxiv.2506.24011

자료: arXiv / Universe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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