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은 지금까지 수천 개가 넘는 외계 행성을 발견했지만, 외계 행성을 도는 위성, 이른바 엑소문은 아직 단 한 건도 확정하지 못했다. 행성 자체도 찾기 어려운데, 그 주변을 도는 위성은 크기가 훨씬 작아 관측 난도가 급격히 높아진다. 외계 위성은 별을 직접 가리지도 않고, 중력 효과 역시 미미해 밝기 변화나 궤도 흔들림으로 포착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의 관측 기술로는 신호가 너무 약하다는 것이 가장 큰 한계다.
그럼에도 천문학자들은 엑소문을 찾기 위한 방법을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 최근 국제 연구팀은 지구에서 약 133광년 떨어진 천체 HD 206893 B를 대상으로, 고정밀 천체측위법을 이용해 외계 위성을 탐색할 수 있는 기술적 가능성을 검증했다. HD 206893 B는 질량이 목성의 약 28배로, 엄밀히 말하면 가스 행성이 아니라 갈색왜성 범주에 속하는 천체다. 다만 태양과 유사한 별을 공전하며, 주변에 동반 천체가 있을 경우 중력 효과가 비교적 뚜렷하게 드러날 수 있어 관측 기법을 시험하기에 적합한 대상이다.

연구팀은 HD 206893 B에 위성이 존재한다면, 그 영향으로 천체의 위치가 극히 미세하게 흔들릴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유럽남방천문대의 초대형망원경 간섭계 VLTI와 GRAVITY 장비를 활용해 마이크로아크초 수준의 위치 변화를 분석한 결과, 목성 질량의 약 0.4배에 해당하는 위성급 천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제시됐다. 해당 동반체가 있다면 공전 주기는 약 0.76년으로 추정된다.
엑소문 탐색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시도됐지만, 확정에 이르지는 못했다. 한때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Kepler-1625 b와 Kepler-1708 b 역시 2024년 관측 자료 재분석에서 위양성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이번에 제시된 고정밀 천체측위법 역시 추가 검증이 필요하지만, 거대 가스 행성이나 갈색왜성 주변의 큰 위성을 탐색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향후 더 정밀한 망원경과 장기 관측 데이터가 확보된다면, 이 방법을 통해 실제 엑소문을 포착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거대 가스 행성 주변의 위성이 주목받는 이유는 생명 가능성과 맞닿아 있다. 태양계에서도 목성의 유로파처럼 내부에 바다를 지닌 위성이 존재한다. 이런 천체가 태양계에만 하나 존재할 가능성은 낮다. 아직 확실한 엑소문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관측 기술이 축적될수록 언젠가는 외계 위성의 존재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참조 논문: Q. Kral et al, Exomoon search with VLTI/GRAVITY around the substellar companion HD 206893 B, arXiv (2025). DOI: 10.48550/arxiv.2511.20091
자료: Astronomy & Astrophysics , arXiv / Universe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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