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엑스포서  맹독성 외래종 거미 ‘비상’···극심한 통증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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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고 있는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현장에서 맹독성 외래종 붉은등과부거미(Redback Spider)가 잇따라 확인됐다. 엑스포 조직위원회는 9일 방문객용 테이블에서 알집을 발견했고, 4월 이후 유사 신고가 70건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방역업체를 투입해 수십 마리를 제거했으며, 현장에는 “직접 포획하지 말고 즉시 신고해 달라”는 안내를 게시했다.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도 “스스로 공격하지 않지만 접촉 시 물릴 수 있으므로, 물렸다면 현장 의료시설에서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붉은등과부거미는 호주 원산의 독거미로 등에 붉은 줄무늬가 특징이며, 특히 암컷은 신경독 라트로톡신을 지녀 사람을 물면 극심한 근육 경련과 전신 통증, 국소 부종과 발적, 발한·구토·두통·감각 이상이나 마비를 유발할 수 있다. 중증에서는 혈압 상승과 호흡 곤란으로 응급 처치가 필요해 어린이·노약자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일본 내 치명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지난달 한 보육시설에서 4세 아동이 물리는 사고가 발생했고 추가 점검에서 성체 세 마리가 더 발견되는 등 실제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붉은등과부거미(오른쪽)는 강력한 신경독을 지니고 있으며, 물릴 경우 피부 괴사와 극심한 통증(왼쪽)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유튜브 캡처]

이 종은 1995년 오사카항에서 처음 발견된 뒤 번식·확산을 거듭해 현재 아오모리·아키타를 제외한 45개 현에서 서식이 확인됐다. 어둡고 따뜻한 환경을 선호해 주택 지붕 틈, 자판기 내부, 공원 시설물 등 생활 공간으로 침투하기 쉽고, 봄부터 가을까지 활동이 왕성하며 겨울에는 온기가 있는 곳으로 숨어든다. 온라인에서는 “엑스포 현장에서만 70건이면 실제 규모는 더 클 것”이라는 우려와 “수십 년 전부터 학교·공공장소에서도 발견돼 온 만큼 과도한 공포는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Redback Spider [사진=theguardian]

이번 사태는 엑스포 운영을 둘러싼 악재가 연달아 나온 상황에서 발생했다. 개막 전 지하 전기설비 구역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메탄가스가 검출돼 안전성 논란이 있었고, 5월에는 대량의 날벌레가 관람 환경을 저해했다. 외래 독거미까지 겹치며 행사 안전·방역 체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 방역에 그치지 말고 생활권 모니터링, 신속 신고·대응, 현장 의료동선 점검 등 공중보건과 도시 생태 관리를 통합한 대응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발견 시 직접 접촉을 피하고 즉시 신고하는 것이 최우선이며, 물렸다면 지체 없이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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