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물질이 우주 배경광의 색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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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우주는 대체로 어둡다. 그러나 우리가 보는 그 어둠의 정체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우주 물질의 약 85%를 차지하는 정체불명의 에너지가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비록 직접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중력 효과를 통해 그 존재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최근 연구는 이 보이지 않는 물질이 우리를 둘러싼 우주 배경광의 색조에 아주 미세한 흔적을 남길 수 있다는 흥미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즉, 눈에 보이지 않지만, 빛을 건드리는 물질이라는 뜻이다.

암흑물질이 배경광의 색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시사하는 은하의 모습 [사진=Unsplash/CC0 Public Domain]

보이지 않지만 흔적은 남기는 존재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중성미자암흑물질의 후보로 검토해왔다. 중성미자는 질량이 매우 작고 빛과 거의 상호작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요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빠른 이동, 충분하지 않은 존재량, 이 두 가지의 한계점때문에 우주 구조를 형성한 물질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했다. 이에 따라, 과학계는 점차 새로운 후보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바로 ‘약하게 상호작용하는 거대 입자(WIMP) 가설’이다.

WIMP는 매우 무거워 입자 가속기로는 직접 검출하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서로 충돌하거나, 붕괴할 때, 2차 입자를 만들어낼 수 있기때문에, 미세한 신호인 고에너지 방출(감마선 등)을 만들어낼 수 있다. 지난 수십 년간 과학자들은 이러한 미세한 신호를 탐색하는 다양한 실험을 진행해왔지만,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연구자들은 “암흑물질을 직접 찾지 말고, 이 암흑물질을 통과한 빛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자”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하여, 연구를 시도헸다.

암흑물질의 성질에 따라, 우주의 색이 달라진다

이번 연구는 빛 입자(광자)가 보이지 않는 물질을 통과할 때, 어떤 방식으로 산란되는지, 암흑물질과 우주 배경광 간의 산란 특성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두 가지 흥미로운 결론을 얻었다.

암흑물질 특성빛의 산란 변화관측 결과
중력만으로 상호작용하는 암흑물질광자 에너지 약간 증가푸른쪽으로(BLUE SHIFT)
약한 상호작용이 가능한 암흑물질(WIMP 가설)광자 에너지 약간 감소붉은쪽으로(RED SHIFT)

첫 번째, 오로지 중력만으로 상호작용하는 경우다. 암흑물질을 통과한 광자는 소량의 에너지를 얻어, 푸른쪽(blue shift) 으로 이동한다. 두 번째의 경우는 약한 상호작용을 갖는 경우, WIMP 가설이다. 첫 번째 경우와는 반대로, 광자는 극히 미세한 에너지를 잃어, 이때의 파장으로 붉은쪽(red shift) 으로 치우친다는 것이다. 즉, 암흑물질이 어떤 입자인지에 따라, 우주가 조금 더 파랗게 보일수도, 더 붉게 보일수도 있는 것이다. 이는 어떤 입자냐에 따라, 우주가 우리 눈에 보이는 색이 달라질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물론, 이 두 가지 결과의 차이는 사람 눈으로는 절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미세하다. 그럼에도 이를 연구하던 과학자들은 또다시, 은하 중심 감마선(Fermi-LAT) 관측 데이터와 비교해 보았고, 그 결과, 두 가설 모두 현재의 관측 블확실성 범위 안에서는 충분히 성립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정확한 검증을 위해서는 향후 더 정밀한 감마선 관측 데이터가 필요하다.

이윤오 기자/ hello@sciencewave.kr

참고 논문: Acar et al., Dark matter: Red or blue?, Physics Letters B (2025). DOI: 10.1016 / j.physletb.2025.139920

자료: Astronomy & Space let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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