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아 사막의 동굴에서 발견된 오래된 치타 미라의 뼈를 분석한 결과, 과거 아라비아에 살던 치타가 오늘날의 치타와 매우 가까운 친척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자들은 이 발견으로 언젠가 아라비아 지역에 치타를 다시 살게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사진=Ahmed Al-Boug 외/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
동굴에서 발견된 치타 미라와 수천 년 된 뼈
연구팀은 중동 아라비아반도의 동굴들을 조사하던 중 놀라운 발견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북부의 지하 동굴 여러 곳에서 치타의 뼈와 미라가 발견된 것이다.
조사한 총 134개의 동굴 중 다섯 곳에서 치타의 흔적이 나왔다. 발견된 유적은 무려 54개의 뼈와 7개의 미라였다.
과학자들은 이 치타들이 이동 중 동굴에 떨어져 빠져나오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후 사막의 매우 건조하고 뜨거운 환경 때문에 몸이 썩지 않고 말라 미라처럼 보존됐다는 것이다.
탄소 연대 측정으로 나이를 조사한 결과, 이 치타 유적은 약 100년 전부터 무려 4200년 전까지 다양한 시기의 것으로 나타났다. 말 그대로 수천 년 전 아라비아에 살던 치타들이 그대로 시간을 멈춘 채 발견된 셈이다.
DNA가 밝힌 사실… 아프리카 치타와 가까운 친척
연구진은 발견된 뼈와 미라에서 DNA를 추출해 유전자를 분석했다. 그 결과 예상 밖 사실이 드러났다.
일부 치타는 아시아 치타와 가까운 친척이었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아라비아에 살던 치타가 아시아 치타와 같은 종류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또 다른 치타들은 북서 아프리카 치타와 더 가까운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다. 즉 과거 아라비아에는 서로 다른 계통의 치타들이 살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발견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과거 아라비아 치타와 가까운 유전자를 가진 치타를 찾을 수 있다면, 그 동물을 이용해 다시 아라비아에 치타를 살게 하는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사라진 치타를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낼 수 있을까
한때 치타는 아프리카뿐 아니라 중동과 남아시아의 넓은 지역에서 살았다. 하지만 서식지 파괴와 인간의 사냥 때문에 아라비아반도에서는 점점 자취를 감췄다. 마지막 야생 치타가 목격된 것은 1970년대다.
지금 과학자들이 생각하는 방법은 ‘재야생화’라고 불리는 보전 전략이다. 이는 다른 지역에 남아 있는 가까운 친척 동물을 데려와 새로운 개체군을 만드는 방법이다.
하지만 문제도 있다. 아프리카 치타 역시 멸종 위기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일부 개체를 다른 지역으로 옮기면, 원래 살던 개체군의 생존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어떤 치타가 가장 적합한지, 또 자연에 다시 풀어놓는 것이 정말 가능한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ScienceNewsExplores, “Mummies suggest a way to help reintroduce cheetahs to Arab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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