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들은 평균 시속 35마일(56km)로 빙판을 미끄러지면서도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훈련을 한다. 그러나 인간 스스로 속력을 내는 스포츠 중 가장 빠른 이 종목에서 변수가 되는 건 선수 개인의 능력뿐만은 아니다. 앨버타주 캘거리와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위치한 두 개의 아이스 링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고도가 만드는 기록의 차이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들은 2025년 11월 기준, 솔트레이크시티와 캘거리에서 각각 15개와 7개의 현행 세계 기록을 세웠는데, 이는 전 세계 어느 경기장에서보다 많은 수치다. 과학자들은 이 경기장들이 고지대에 위치하면서도, 공기와 얼음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세심하게 고안된 점을 그 비결로 꼽는다.
공기 저항은 스케이팅 선수의 속도를 떨어뜨린다. 이는 사이클 선수나 스키 선수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며, 캘거리와 솔트레이크시티의 경기장에서 유독 높은 속도가 나오는 비결을 부분적으로 설명해 준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공기는 희박해지는데, 캘거리는 해발 3,428피트(약 1,042m), 솔트레이크시티는 약 4,675피트(약 1,424m)에 위치해 있다.
얼음이 아닌 물 위를 달리는 스포츠
빙판 마찰 또한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들이 좋은 기록을 내는 데에 경기장의 고도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다. 빙판 마찰 전문가 에드워드 로조스키는 일반적으로 빙판 마찰이 적을수록 스피드 스케이팅의 속도는 빨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마찰이 전혀 없다면 스케이터는 출발조차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인다. 따라서 빙판을 세팅하는 사람들은 스케이터가 얼음 위에서 미끄러지지 않으면서 최대 속도를 낼 수 있는 최적점을 찾기 위해 얼음과 경기장 실내 온도, 물의 순도, 기타 물리적 요소를 과학적으로 조절한다.
전문가들은 스케이터가 얼음 위를 미끄러지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실제로는 액체로 이루어진 층 위를 달리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스케이터들은 사실상 물 위를 걷고 있는 셈이다. 공기에 노출되어 있는 얼음의 표면 분자들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마치 물처럼 행동하며 얼음을 윤활시킨다.
정교한 아이스 메이킹 작업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은 점프에 유리한 부드럽고 따뜻한 얼음을 선호한다. 반면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들은 영하 8~9°C의 단단하고 차가운 표면과 15~16°C의 실내 온도를 유지하는 경기장에서 이상적인 경기를 펼칠 수 있다.
또한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을 만들 때 사용하는 물은 비교적 깨끗해도 완전히 순수하지는 않다. 얼음 표면의 먼지는 스케이터의 속도를 늦출 수 있지만, 소량의 불순물은 얼음을 단단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전문가가 지속적으로 경기장의 환경을 미세 조정해야 한다.
까다로운 습도와 온도 조절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들에게는 습도 역시 변수로 작용한다. 과도한 수분은 서리를 생성해 질주 속도를 저해하며 얼음을 망가뜨리는 원인이 된다. 그래서 빙판을 제작하는 사람들에게 습도 조절은 항상 까다로운 작업이다. 수천 명의 관중이 입장하는 링크에서는 건물로 유입되는 수분량을 정확히 예측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습도로 인한 서리를 방지할 수 있을 만큼 경기장 온도는 차가워야 하지만, 공기가 너무 차가워져 밀도가 높아지고 그로 인해 공기 저항이 증가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 스피드 스케이팅에 최적화된 조건을 만드는 것은 ‘과학만큼이나 예술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National Geographic, “The science behind some of the world’s fastest 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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