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만 위성 시대, 우주망원경 하늘이 흐려진다 ···위성 광공해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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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지상 광공해를 벗어나 정밀한 우주 관측을 수행해온 우주망원경이, 급증하는 인공위성 반사광으로 인해 심각한 성능 저하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현재와 같은 위성 발사 추세가 유지될 경우, 차세대 우주망원경 상당수는 관측 이미지 대부분이 위성 궤적으로 오염되는 환경에 놓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NASA 에임스연구센터 연구진은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논문에서 허블우주망원경과 향후 운용될 저궤도 우주망원경 3종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수행한 결과, 2030년대 말 위성 군집이 완성되면 우주 관측 인프라 자체가 구조적으로 위협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우주망원경과 지구 저궤도에 제안된 위성들(2025년 6월 기준)
지구 저궤도에 계획되거나 이미 배치된 통신 위성 군집의 고도 분포와 허블, 스피어엑스, 순톈, 아라키스 우주망원경의 궤도를 함께 나타낸 그림이다. 위성 대부분이 고도 300~700km 구간에 밀집돼 있으며, 이 영역이 바로 우주망원경들이 관측하는 핵심 구간과 겹친다. 위성 수가 늘수록 우주망원경 관측 시야로 위성이 통과할 확률이 급격히 높아진다.

허블 40%, 차세대 망원경은 96% 오염

연구팀은 허블(HST), NASA의 스피어엑스(SPHEREx), 중국의 순톈(Xuntian), 유럽우주국(ESA)의 아라키스(ARRAKIHS) 등 4개 저궤도 우주망원경을 대상으로, FCC와 ITU에 등록된 위성 계획이 모두 이행돼 인공위성이 약 56만 기까지 증가하는 상황을 가정해 관측 환경을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허블은 전체 관측 이미지의 약 39.6%에서 최소 1개 이상의 위성 궤적이 나타나는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스피어엑스, 아라키스, 순톈은 전체 노출의 96% 이상이 위성 궤적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계산됐다. 한 장의 관측 이미지에 포함되는 평균 위성 궤적 수는 허블 약 2개, 스피어엑스 약 6개, 아라키스 약 70개, 순톈은 약 90개에 달했다.

연구진은 이 수준이면 희미한 은하 구조 탐색이나 분광 관측처럼 장시간 노출이 필요한 관측은 반복적으로 무력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주에서도 위성 궤적은 충분히 밝다

위성 궤적이 실제 관측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한 흔적 여부를 넘어 밝기 자체에서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태양광 반사, 지구 반사광, 달빛, 위성 열복사를 모두 반영해 위성 궤적의 표면 밝기를 계산했다. 그 결과 위성 궤적은 평균 18~23 mag/arcsec² 수준으로 나타났다.

우주망원경별 위성 궤적 오염 시뮬레이션
2030년대 말 대규모 위성 군집 환경에서 우주망원경이 관측하게 될 하늘을 시뮬레이션한 결과다.
(a)는 허블우주망원경의 관측 시야로, 비교적 좁은 범위에도 위성 궤적이 명확히 겹치는 모습이 나타난다.
(b)는 넓은 시야각을 가진 스피어엑스의 관측 화면으로, 한 장의 이미지에 여러 개의 위성 궤적이 동시에 중첩된다.
(c)는 중국 순톈 우주망원경으로, 고도가 낮아 위성 밀도가 높은 구간에서 관측이 이뤄지면서 수십 개의 궤적이 화면을 가로지르는 상황이 발생한다.
(d)는 유럽우주국의 아라키스로, 노출 시간이 길어 위성 궤적이 빗줄기처럼 겹쳐지며 희미한 은하 구조가 심각하게 가려지는 모습이 나타난다. [사진=[Nature, Alejandro S. Borlaff et al.]

이는 허블이 실제로 포착한 스타링크 위성 궤적의 실측 밝기와 거의 일치하는 값으로, 우주망원경이 충분히 검출할 수 있는 밝기다. 연구진은 이 정도 밝기의 선형 신호는 희미한 천체 신호를 직접 덮어쓰거나, 분광 자료를 심각하게 왜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밀 궤도 정보 없이는 회피도 불가능

위성 궤적을 사전에 피하기 위해서는 고정밀 궤도 예측이 필수적이지만, 현재 체계로는 기술적 한계가 명확하다. 허블과 위성 간 평균 거리 약 1500km 조건에서 위성 궤적을 0.05초각 해상도로 예측하려면 궤도 오차는 약 3.5cm 이내여야 한다. 그러나 현재 국제적으로 공유되는 궤도 데이터의 평균 오차는 1km 수준이다.

위성이 고장을 일으켜 자세 제어를 상실할 경우 반사 방향이 무작위로 바뀌어 궤적 예측과 사후 보정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연구진은 위성의 궤도뿐 아니라 자세, 반사 특성, 폐기 계획까지 포함한 정보 공개가 이뤄지지 않으면 회피 관측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지구 저궤도에서 다수의 인공위성이 동시에 이동하며 남기는 빛의 흔적을 시각화한 이미지. 위성 밀집이 심화될 경우, 우주망원경의 관측 시야에도 이와 같은 형태의 광학적 간섭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사진=Midjourney 생성 이미지]

위성을 낮추는 해법도 또 다른 위험을 안고 있다

연구진은 대형 위성 군집을 우주망원경보다 더 낮은 궤도에 제한하는 방안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낮은 고도의 위성은 지구 그림자에 더 오래 가려져 반사광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다만 저궤도 위성의 잦은 대기권 재진입은 산화알루미늄 나노입자의 성층권 축적, 오존층 영향, 대기 온도 변화 같은 새로운 환경 문제를 동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연구진은 단순한 궤도 하향이 만능 해법이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위성 반사광 문제를 단순한 관측 불편이 아니라, 우주 관측 인프라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구조적 위험으로 규정했다. 위성 군집 확대가 산업 논리에 따라 빠르게 진행되는 반면, 이를 통제할 국제 규범과 기술적 기준은 아직 정립되지 않았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연구팀은 위성 군집 고도 상한 설정, 고정밀 궤도·자세 정보의 실시간 공개, 센티미터급 예측 정밀도 확보, 사후 보정 체계 구축이 동시에 추진되지 않으면 차세대 우주망원경의 과학적 성과가 크게 제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자료: Nature, Alejandro S. Borlaff et al., ‘Satellite megaconstellations will threaten space-based astr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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