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만 걸러낸다…정밀 분리 가능케 한 ‘주름 그래핀’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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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 수소만 빠르게, 나머지는 차단

기체 분리막은 수소 생산, 탄소 포집, 반도체 공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수지만, 높은 선택성과 빠른 투과 속도를 동시에 만족시키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싱가포르국립대학교(NUS) 연구진은 그래핀산화물(Graphene Oxide, GO)에 미세한 주름 구조를 더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설계를 제안했다. 이번 연구는 2025년 7월 25일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게재됐다.

주름이 만든 분자 수준 필터···분리 성능, 구조로 끌어올려

그래핀산화물은 얇고 기계적으로도 견고한 2차원 소재로, 기체 분리막의 유력 후보로 꼽혀왔다. 하지만 층층이 겹쳐진 지나치게 조밀한 구조 탓에, 기체 분자가 통과하는 속도가 매우 느리다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GO 막에 일축 방향의 기계적 인장을 가해 미세한 주름과 곡률을 형성했고, 그 결과 내부에는 다양한 크기의 나노공간과 비틀린 통로들이 형성됐다.

주름진 그래핀산화물(GO) 막의 전자현미경 이미지.
이미지는 인위적인 기계적 인장을 통해 형성된 그래핀산화물(GO) 막의 표면 구조를 보여준다. 불규칙하게 형성된 주름과 곡률이 나노 규모의 복잡한 통로를 만들어, 수소처럼 작은 분자는 빠르게 통과시키고 이산화탄소나 질소 등 큰 분자는 차단하는 고정밀 기체 분리가 가능해진다. 이 구조적 설계는 기존 분리막의 선택성과 투과도 간 상충 관계를 동시에 극복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사진=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 Nature Nanotechnology]

그 결과, 수소처럼 작은 분자는 빠르게 통과하고, 이산화탄소나 질소 같은 상대적으로 큰 분자는 물리적으로 차단됐다. 선택성과 투과도 사이의 고질적인 상충 관계, 즉 하나를 개선하면 다른 하나가 떨어지는 기존 한계를 구조 설계만으로 동시에 극복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의의가 크다.

수소 경제를 겨냥한 실용 기술···산업화 가능성 갖춘 구조 혁신

이 기술은 실험실 수준을 넘어 실제 산업 환경에서도 구현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주름진 구조를 유지한 채 박막 형태로 제작돼 롤투롤(Roll-to-roll) 공정과 같은 대면적 제조 방식에 적용할 수 있으며, 수소 연료 정제, 탄소 포집, 반도체 가스 정제 등 고정밀 기체 분리가 요구되는 분야에 곧바로 활용될 수 있다.

기체 분리 기능을 시각화한 주름진 그래핀산화물(GO) 막의 개념 이미지.
복잡하게 접힌 막 표면 위로 작은 구형 입자들이 통과하고, 상대적으로 큰 입자들은 막혀 있는 모습은, 수소(H₂)만 빠르게 투과시키고 이산화탄소(CO₂)나 질소(N₂)는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고정밀 분리막의 기능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사진=이미지 생성 Midjourney]

연구팀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외부 환경에 따라 구조를 능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재구성형 분리막’ 개발과 그래핀산화물 외의 다른 2차원 소재로의 응용 확장도 병행하고 있다. 기체의 흐름 자체를 막 내부 구조로 정밀하게 제어하는 이번 방식은, 분리막 기술을 단순한 소재 개발에서 구조 기반 설계 기술로 진화시키는 사례로 평가된다.

손동민 기자/ hello@sciencewave.kr

참고 논문: Pengxiang Zhang et al, Strain-induced crumpling of graphene oxide lamellas to achieve fast and selective transport of H2 and CO2Nature Nanotechnology (2025). DOI: 10.1038/s41565-025-01971-8

자료: Nature Nanotechn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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