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은 언제나 고독할까? 지난 20년간의 연구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우리 은하의 거대한 별 상당수가 실제로는 짝을 이루고, 이 동반성과의 상호작용이 별의 진화 과정을 결정짓는다.
다만 금속 함량이 낮은 은하, 곧 초기 우주와 비슷한 환경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에 국제 공동연구진이 소마젤란은하를 관측해 그 답을 얻었다.
거대별의 다수, 쌍으로 존재
소마젤란은하는 우리 은하의 위성은하로, 금속 함량이 낮아 약 100억 년 전 젊은 우주의 조건을 간직하고 있다. 연구진은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초거대망원경(VLT)에 장착된 FLAMES 분광기를 이용해 태양 질량의 15~60배에 달하는 O형 거대별 139개를 세 달 동안 아홉 차례 관측했다.

FLAMES는 132개의 별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어 대규모 표본의 변화를 정밀하게 포착할 수 있다. 그 결과, 별의 스펙트럼이 주기적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확인되었고 이는 동반성이 존재한다는 직접적인 증거다. 분석 결과 대상의 70% 이상이 실제 쌍성으로 판명됐다. 이는 금속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거대별이 높은 확률로 짝을 이룬다는 사실을 입증하며, “고금속 환경에서만 쌍성이 흔하다”는 기존 가정을 뒤집는다.

초기 우주와 중력파로 이어지는 의미
이번 발견은 초기 우주 이해로 이어진다. 우주 초기에 태어난 첫 세대 별들은 대부분 거대질량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쌍으로 존재했다면, 진화 끝에 두 개의 블랙홀로 붕괴해 서로 궤도를 돌며 강력한 중력파를 방출했을 것이다.
오늘날 지구에서 LIGO나 Virgo 검출기로 포착되는 블랙홀 병합 사건 가운데 일부는 바로 이런 고대 쌍성의 유산일 수 있다. 따라서 소마젤란은하에서 확인된 이번 결과는 단순한 별의 분류를 넘어, 별의 진화 이론, 초기 우주의 조건, 블랙홀과 중력파의 기원까지 이어지는 중요한 연결 고리로 평가된다.
손동민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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