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약 4도 상승할 경우, 전 세계 빙하 소멸 속도가 2050년 전후 연간 약 4000개로 정점을 찍은 뒤, 2100년 무렵에는 현재 존재하는 빙하의 약 10%만 남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빙하의 총량이나 면적이 아니라, ‘개수’를 기준으로 멸종 속도를 추적한 분석이다.
이 연구는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 Zurich) 란데르 판 트리흐트 연구진이 수행했으며, 국제 학술지 네이처 기후 변화에 최근 발표됐다.

[사진=Midjourney 생성 이미지]
빙하 멸종의 정점, 2040~2050년대
연구진에 따르면 전 세계 빙하는 2040~2050년대에 이른바 ‘빙하 멸종의 정점(extinction peak)’을 맞는다. 이 시기에는 해마다 수천 개의 빙하가 완전히 사라진다. 정점의 규모와 시점은 향후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에 따라 달라진다.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약 4도 상승할 경우, 2050년 무렵 연간 약 4000개의 빙하가 소멸하고, 2100년에는 전 세계에 약 1만8000개의 빙하만 남는 것으로 계산됐다. 이는 현재 존재하는 빙하의 약 10% 수준이다.
기존 빙하 연구는 주로 면적 감소나 질량 손실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빙하가 얼마나 줄어드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빙하가 완전히 사라지는지를 핵심 지표로 삼았다. 연구진은 전 세계 빙하 목록(RGI 6.0)에 등재된 최소 1헥타르 이상 규모의 빙하 약 21만5000개를 분석 대상으로 삼아, 지구 온난화 시나리오별 소멸 시점을 2100년까지 시뮬레이션했다.
1.5도와 4도의 물리적 차이, 지구 빙하 존속 여부 가른다
파리기후협정 목표에 따라 지구 평균기온 상승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제한될 경우 전망은 크게 달라진다. 이 경우 2100년에도 전 세계에 약 10만 개의 빙하가 남을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이 시나리오에서도 2041년 전후에는 연간 약 2000개의 빙하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됐다.
논문 공동 저자인 다니엘 파리노티는 지구 평균기온이 1.5도 상승하면 현재 빙하의 절반가량이 살아남지만, 4도 상승 시에는 10분의 1만 남는다며, 기후변화 대응이 지체될수록 되돌릴 수 없는 손실이 급격히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빙하 감소를 추상적인 면적이나 질량 변화가 아닌, ‘사라진 개수’라는 지표로 제시함으로써, 1.5도와 4도의 차이가 지구 빙하 시스템의 존속 여부를 가르는 임계점임을 분명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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