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만 맞으면 계속 빠질 줄 알았던 체중이 어느 순간 멈추는 이유가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진은 비만 치료제 오젬픽과 위고비의 핵심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가 뇌세포마다 다르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며, 이 효과를 더 오래 유지할 가능성까지 확인했다고 밝혔다.
비만 치료제, 왜 어느 순간 효과가 둔해질까
오젬픽과 위고비 같은 비만 치료제는 ‘GLP-1 수용체 작용제’로 불린다. 이 약은 식욕을 줄이고 포만감을 높여 체중 감량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처음엔 체중이 빠지다가 몇 달 뒤 감량이 멈추는 ‘정체기’를 겪는 사례가 흔하게 보고돼 왔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그 이유를 뇌세포 안쪽 반응에서 찾았다. 연구진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약물이 식욕을 조절하는 뇌 영역에 작용한다는 사실만 알려져 있었지만, 실제로 뇌 신경세포 내부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는 거의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살아있는 쥐의 뇌 조직을 형광 영상 기술로 관찰하며 세마글루타이드가 뇌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특히 식욕 조절과 관련된 뇌 영역인 ‘후구역(area postrema)’에서 세포 안 신호물질인 ‘cAMP’가 크게 증가하는 현상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하지만 반응은 모든 세포에서 똑같지 않았다. 어떤 신경세포는 cAMP 증가 상태가 오래 유지됐지만, 일부 세포는 잠깐 반응한 뒤 빠르게 원래 상태로 돌아갔다. 연구진은 일부 세포가 약물이 붙는 GLP-1 수용체를 스스로 세포 안으로 끌어들이거나 분해하면서 약효에 둔감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체기 넘을 방법 찾았다… 약효 더 오래 갈 수도
연구진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약효 지속 시간을 늘릴 방법도 시험했다. 이들은 ‘로플루밀라스트’라는 약물을 이용해 cAMP를 분해하는 효소(PDE4)를 막아봤다.
그 결과, 더 많은 신경세포가 오래 반응하는 상태로 바뀌었다. 쉽게 말해 비만 치료제가 뇌에서 “배고프지 않다”는 신호를 더 오래 유지하도록 만든 셈이다.
연구진은 이런 방식이 미래에는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의 효과 지속 시간을 늘리고, 주사 횟수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는 체중 감량 정체기를 넘는 데에도 새로운 단서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이번 연구는 쥐 실험을 바탕으로 진행됐고, 연구진도 아직 인간에게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강조했다. 현재 기술로는 뇌세포 내부 변화를 몇 시간 정도만 관찰할 수 있어, 앞으로는 수일 또는 수주 동안 약물이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연구는 “왜 어떤 사람은 살이 계속 빠지고, 어떤 사람은 금세 정체기를 겪는가”에 대한 뇌 속 단서를 처음으로 보여준 셈이다. 향후 비만 치료제가 더 오래, 더 강하게 작동하도록 만드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주목된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ScienceDaily, “Scientists discover why Ozempic and Wegovy weight loss eventually platea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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