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을 사용하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브레인 롯(brain rot)’이라는 표현이 유행하고 있다. 문자 그대로 번역하면 ‘뇌가 썩는다’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틱톡에서 볼 수 있는 바보 같고 의미 없는 콘텐츠를 가리키는 슬랭이다. 흥미로운 점은, 청소년들이 이런 콘텐츠를 무조건 나쁜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것을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의미 없는 영상 ‘브레인 롯’이 떠오른다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 ‘브레인 롯’이 유행이다. 그들은 이 표현을 틱톡에서 보게 되는 ‘멍청하고 의미 없는 영상’을 설명할 때 사용한다. 예를 들어 이상하게 춤추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영상이나 단순한 밈 같은 콘텐츠가 여기에 포함된다. 청소년들은 스스로도 이런 콘텐츠를 가리켜 “뇌를 썩게 만드는 것 같다”고 농담처럼 말하지만, 실제로도 진지하게 걱정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 표현은 2010년 이후 태어난 세대인 알파 세대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재는 그보다 조금 위 세대인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들에게 브레인 롯은 단순히 인터넷 콘텐츠의 한 종류를 의미한다. 즉 특별한 의미 없이 시간을 죽이는 영상 콘텐츠를 가리키는 말이다.
정보 과부하와 불안에서 휴식을 찾는 청소년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들은 틱톡을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사용한다. 첫째는 새로운 정보를 얻거나 자존감을 고양시키는 콘텐츠를 보는 것, 둘째는 사람들을 관찰하거나 친목 활동을 하는 것, 셋째는 바로 브레인 롯 콘텐츠를 보는 것이다.
겉보기에는 단순한 시간 낭비처럼 보이지만, 학생들은 틱톡을 통해 기후 변화, 전쟁, 사회 문제 같은 무거운 뉴스도 많이 접한다. 이런 정보는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동시에 큰 불안과 무력감을 느끼게 한다.
연구에 참여한 한 학생은 “기후 문제나 세계 상황을 보면 걱정이 된다. 어른들이 우리의 미래를 망치고 있는 것 같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다른 학생은 “틱톡에서는 전쟁도 트렌드처럼 소비된다. 한때는 우크라이나 이야기가 많았는데 지금은 팔레스타인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복잡하고 불안한 현실을 계속 접하다 보면 정신적으로 피로해질 수 있다. 그래서 청소년들은 의도적으로 아무 의미 없는 콘텐츠를 보며 잠시 생각을 멈추고 휴식을 취한다. 연구진은 이런 현상을 ‘디지털 세상에 참여하는 방식의 한 장르’라고 설명한다.
브레인 롯 콘텐츠는 결국 정보 과잉과 사회적 불안을 야기하는 시대 속에서 청소년들 스스로가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방법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어른들이 청소년의 미디어 사용을 무조건 규제하기보다, 그들이 복잡한 디지털 환경을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하는지에서 배울 점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강조한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Psyche, “Why teenagers are deliberately seeking ‘brain rot’ on Tik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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