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한 장소에서 발견된 고대 생명체 흔적… 심해 ‘코끼리 가죽’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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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모로코 중앙 고아틀라스 산맥의 다데스 계곡에서 지질학적 상식을 뒤엎는 고대 생명체의 흔적이 발견됐다.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 캠퍼스의 고생태학자 로완 마틴데일(Rowan Martindale) 박사 연구팀은 최근 학술지 ‘지질학(Geology)’을 통해 1억 8천만 년 전 심해 퇴적층에서 보존된 미생물 매트의 흔적인 ‘주름 구조’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심해 180m’서 발견된 고대 생명체의 증거

일반적으로 주름 구조는 밀리미터 단위의 능선과 함몰이 반복되는 질감으로, 주로 얕은 바다의 조간대에서 광합성 조류가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퇴적층은 수심 최소 180m 아래, 빛이 전혀 닿지 않는 심해 환경에서 형성된 것으로 분석됐다.

마틴데일 박사는 “탁류 퇴적층을 탐사하던 중 마치 ‘고대 코끼리 가죽’ 같은 독특한 층리면을 발견했다”며 “모든 기존 기록에 따르면 당시 동물의 활동이 활발했기에 이러한 섬세한 구조는 존재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모로코 다데스 계곡 심해 퇴적층에서 발견된 고대 미생물 매트의 흔적. (A) 실제 야외 노두(露頭) 현장에서 채취 중인 암석 시료의 모습. (B) 퇴적층 기저부에 보존된 일명 ‘코끼리 가죽(Elephant skin)’ 질감의 주름 구조 근접 촬영 사진. (C) 표본(NPL00090502.001)의 연마된 단면 분석 결과. 기저부의 구조 없는 사암층(Ta)부터 식물 잔해가 포함된 평행층리(Tb), 잔물결 교차층리(Tc)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부마(Bouma) 분류 체계를 보여준다. [사진=Geology(2025)]

화학합성 박테리아가 빚어낸 ‘생명의 기록’

연구팀은 이 구조가 단순한 지질 현상이 아닌 생물학적 기원임을 확인하기 위해 꼼꼼한 검증을 거쳤다. 분석 결과, 주름 구조 직하부 층에서 고농도의 탄소가 검출되었으며 이는 미생물 생존의 명백한 증거로 풀이된다.

특히 연구팀은 이 흔적의 주체를 광합성 생명체가 아닌 화학합성 박테리아로 결론지었다. 심해의 가혹한 환경 속에서 박테리아들이 빛 대신 화학 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얻으며 미생물 매트를 형성한 것이다. 탁류 퇴적물이 운반한 유기물이 산소 농도를 낮추고 화학합성 생명체에 적합한 조건을 조성했으며, 퇴적 사이의 평온한 기간 동안 형성된 매트가 기적적으로 보존되어 오늘날의 지질 기록으로 남게 됐다.

초기 생명체 탐사 패러다임의 대전환

이번 연구 결과는 지구 초기 생명체의 역사를 재구성하는 데 있어 중대한 시사점을 던진다. 그간 지질학자들은 미생물 흔적을 찾을 때 주로 얕은 수심의 광합성 환경에 주목해 왔다. 하지만 이번 발견으로 인해 생명 탐사의 범위는 수심 깊은 곳까지 확장될 전망이다.

마틴데일 박사는 “주름 구조의 기원을 광합성 매트로만 한정 지었던 기존 패러다임에 화학합성 매트라는 새로운 가능성이 추가됐다”며 “이를 간과한다면 지구 미생물 생명체 역사의 핵심 조각을 놓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이번 연구는 지질학적 환경, 화학 성분, 그리고 현대 심해 원격 조종 잠수정(ROV)의 관찰 데이터를 결합한 성과로, 향후 타 행성의 생명체 흔적 탐사 등 우주 생물학 분야에도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Phys.org, “Ancient life’s traces found in an unexpected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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