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탄생의 현장에서 확인된 의문의 자외선…제임스웹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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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언스웨이브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별이 막 태어나고 있는 분자 구름의 깊은 내부를 들여다보던 중, 그 안에서 예상 밖의 자외선(UV) 방출을 포착했다. 이 영역은 차갑고 빛이 약해, 주로 적외선으로만 관측되던 곳인데, 아직 충분히 뜨겁게 성장하지 않은 어린 별(원시성) 주변에서 강하고 뚜렷한 자외선 흔적이 나타난 것이다.

현재의 별 형성 이론에 따르면 이런 단계의 원시성은 자외선을 눈에 띌 정도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에, 이번 발견은 모델이 가정하는 온도·밝기·에너지 구조와 맞지 않는다. 연구진은 이 관측 결과가 별이 물질을 끌어들이고 내보내는 과정에서 어떤 고에너지 현상이 추가로 작동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이 주변 가스와 먼지의 화학 조성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에 대해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촬영한 오피우쿠스 분자 구름의 별 탄생 지역 모습. 오른쪽 이미지는 원시성 GSS30 IRS 1 주변에서 분출되는 분자 흐름(outflow)과 충격파를 보여준다. 왼쪽 확대 이미지는 JWST의 MIRI 장비로 관측한 분자 수소(H₂) 방출선(6.9 μm) 지도로, 자외선(UV)의 영향을 받은 영역을 색으로 표현했다. 연구진은 이 관측을 통해 원시성 가까이에서 예상치 못한 강한 자외선이 존재함을 확인했다.
[사진=NASA·ESA·CSA·STScI / Processing: Alyssa Pagan]

이 연구는 국제 공동 연구팀이 수행했으며, 논문은 2025년 Astronomy & Astrophysics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오피우쿠스(Ophiuchus) 성운 내 다섯 개의 어린 별을 JWST의 중적외선 장비 MIRI로 관측해, 원시성 주변 가스와 분자 흐름(outflow)에 미치는 자외선의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원시성이 성장하는 과정이 일어나는 분자 구름 깊숙한 영역을 정밀 관측했다. 원시성은 주변 물질을 흡수하며 성장하는 동시에 일부 물질을 강한 제트 형태로 방출하는데, 이러한 분자 흐름은 별 형성의 대표적 징후다. 관측 결과, 이 흐름을 구성하는 분자 수소(H2) 방출선에서 자외선의 작용을 보여주는 특징적 변화가 확인됐다.

오피우쿠스 분자 구름의 별 탄생 영역을 시각적으로 재현한 이미지. 실제 JWST 관측 데이터가 아닌, 별 형성 지역의 가스와 먼지의 확산 구조를 예술적으로 표현한 합성 시각 자료다. [사진=midjourney 생성 이미지]

기존 이론으로 설명되지 않는 자외선

어린 별은 스스로 강한 자외선을 방출할 만큼 뜨겁거나 충분히 발달한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원시성 주변에서 검출된 UV의 존재는 기존 모델과 맞지 않는다. 연구팀은 우선 인근의 B형 별에서 방출된 외부 자외선이 영향을 준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그러나 주변 별의 밝기와 거리, 먼지 흡수 효과를 계산한 결과, 관측된 다섯 원시성 사이에서 예상되는 자외선 세기 차이와 실제 분자 방출선의 차이가 일치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외부 기원 가설은 배제됐다.

연구진은 자외선이 원시성 내부 물리 과정에서 생성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지었다. 물질이 별 표면으로 낙하하며 발생하는 강한 충격이나 제트가 형성하는 충격파가 자외선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설명이 현재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다.

분자 수소(H2) 분석이 중요한 이유

연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은 H2 방출선 관측이다. 분자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풍부한 분자이지만, 분자 구름 내부는 온도가 매우 낮아 직접적인 관측이 어렵다. 그러나 원시성 제트가 만들어내는 충격파는 수소를 가열해 뚜렷한 H2 방출선을 발생시키며, JWST의 MIRI는 2~28마이크로미터 파장에서 이를 높은 해상도로 측정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지상 관측으로는 불가능했던 영역이다.

이번 관측은 별이 성장하며 주변 환경을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자외선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자외선은 가스와 먼지의 화학 반응을 활성화하거나 얼음과 분자의 구조를 분해·변형시킬 수 있어, 별 형성 모델에서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연구진은 더 많은 원시성과 넓은 outflow 영역을 포함한 추가 관측을 통해 자외선의 기원을 명확히 규명할 계획이다. 또한 먼지와 얼음의 성분 분석을 통해 별 탄생 과정에 참여하는 물질들의 변화도 추적할 예정이다.

손동민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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