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텔게우스 곁에 숨은 별, 수백 년 의문 풀렸다

• NASA, 초거대별 인근에서 반려별 첫 직접 확인

베텔게우스의 장기 밝기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반려별이 처음으로 직접 확인됐다. NASA 연구진은 제미니 북망원경의 고해상도 영상 장비 ‘알로페케(Alopeke)’를 이용해, 극소 거리에 위치한 청백색 별을 분리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 결과는 2025년 7월, 『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게재됐다.

광도 주기 이론에 힘 실은 직접 관측

베텔게우스는 지구에서 약 650광년 떨어진 오리온자리의 적색 초거성으로, 반지름은 태양의 약 700배에 달한다. 중심 핵융합을 거의 마친 말기 단계의 별로, 표면 온도가 낮아 붉게 보인다. 이 별은 약 400일 주기의 광도 변화 외에도 약 6년을 주기로 장기적인 밝기 감소가 반복돼 왔지만, 그 원인은 오랫동안 밝혀지지 않았다.

2019~2020년에 발생한 ‘대감광(Great Dimming)’ 당시에는 초신성 폭발이 임박한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지만, 이후 별이 방출한 먼지가 광량을 일시적으로 가렸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이후 베텔게우스의 장기 광도 주기를 설명할 수 있는 반려별의 존재가 다시 주목받았다.

고해상도 영상 기법으로 극소 거리 별 분리

이번에 포착된 별은 광도 기준으로 베텔게우스보다 약 6등급 어둡고, 질량은 태양의 약 1.5배로 분석됐다. 스펙트럼 특성상 A형 또는 B형 전주계열 항성으로, 중심에서 수소 핵융합이 시작되지 않은 어린 별로 추정된다. 두 항성은 태양-지구 거리의 약 4배에 불과한 거리에서 공전하고 있으며, 이는 베텔게우스의 외곽 대기층 내부에 해당하는 매우 근접한 위치다.

관측에는 대기 흐름의 왜곡을 줄이기 위한 스펙클 영상 기법이 사용됐다. 짧은 노출 영상을 다수 결합해 고해상도를 확보하는 이 방식은 기존 관측으로는 분리할 수 없던 천체를 식별할 수 있게 해준다. 연구팀은 이처럼 극소 거리의 반려별을 직접 분리 관측한 것은 처음이라며, 고분해 관측 기술의 성능을 입증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쌍성계 상호작용이 초신성 시점에 영향

연구진은 두 별이 동시에 형성된 쌍성계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의 궤도와 질량 비율, 조석 상호작용을 분석한 결과, 약 1만 년 이내에 반려별이 베텔게우스에 흡수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과정은 초신성 폭발 시점과 형태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단일 항성 모델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진화 경로를 이해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이번 발견은 베텔게우스뿐 아니라 유사한 광도 변화를 보이는 다른 적색 초거성에도 적용될 수 있다. 관측되지 않은 반려별이 광도 주기나 외곽 구조 변화에 관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항성 진화 모델과 관측 전략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 반려별은 2027년 11월 베텔게우스로부터 최대 거리 위치에 도달할 예정이며, 연구팀은 이 시기를 활용해 추가 정밀 관측을 계획하고 있다.

손동민 기자/ hello@sciencewave.kr

참고 논문: Andrew K. Davis et al, It’s a Spider-Eat-Spider World: Observations of Nonsexual Cannibalism in the Invasive Jorō Spider Trichonephila clavata, Arthropoda (2025). DOI: 10.3390/arthropoda3030011

자료: Arthropo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