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이 보유한 방사선 기반 탈취 소재 기술이 연구소기업 설립으로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원자력연은 탈취 조성물의 제조방법 및 이로부터 제조된 탈취 조성물 관련 특허 2건을 출자해 제12호 연구소기업 ㈜지아이(GI Co., Ltd.)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연구소기업은 연구개발특구의 육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공공연구기관의 기술을 직접 사업화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 설립되는 기업이다. 전국 5개 대형 특구와 14개 거점 강소 특구 내에서 운영되고 있다. 원자력연은 2006년 국내 1호 연구소기업 콜마비앤에이치㈜를 시작으로 서울프로폴리스, 요기핀, 바이오메이신, 해븐코리아, 더센텍 등을 잇달아 설립한 바 있다.
방사선 조사로 성능 높인 탈취 소재 GI-ON
㈜지아이의 핵심 기술은 알칼리 및 금속 산화물 혼합물에 감마선 또는 전자선을 조사해 제조하는 탈취 소재 GI-ON이다. 이 소재는 황화수소, 메틸머캅탄 등 대부분의 악취 원인 물질인 황계화합물 제거에 우수한 성능을 보인다.
GI-ON은 원자력연 정병엽 연구진과 ㈜지아이가 공동 개발했다. 기존 탈취 복합체 대비 황계화합물 제거 성능을 크게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탈취소재, 생활용품, 위생 패키징, 항균·탈취 필터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기반 기술로 활용 범위가 넓다.
기존 탈취 방식은 흡착법이나 산화법 중심으로 적용돼 왔지만, 처리할 수 있는 악취 물질이 제한적이고 수명이 짧은 한계가 있었다. GI-ON은 악취 물질을 흡착과 분해 방식으로 동시에 제거해 황화수소, 메틸머캅탄, 암모니아, 포름알데하이드 등 다양한 악취 성분을 10분 이내 98퍼센트 이상 제거하는 성능을 보인다.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하며, 녹농균 등 7종 균주에 대해 99.9퍼센트 수준의 항균력도 확인됐다. 무독성 소재로 친환경성도 갖췄다.
전북 정읍에 본사를 둔 ㈜지아이는 GI-ON을 기반으로 친환경 기능소재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2022년 설립 이후 3년간 탈취 및 항균 제품 상용화에 성공하며 연구소기업으로 전환됐다.
㈜지아이는 최근 중국 ‘즈아이 지식재산권 운영(푸젠) 유한회사’와 연 42억원 규모, 180톤 물량의 GI-ON 소재 공급 및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해외 시장 진출에도 나섰다.
또한 전북 정읍 첨단과학산업단지 내 기회발전특구에 제조시설을 신설할 계획이다. 2025년 7월에는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 전북연구개발특구본부와 총 55억원 규모의 투자협약도 체결했다. 향후에는 GI-ON을 활용한 항균·탈취 기능성 원단, 원사, 섬유 제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공공기술 사업화 사례로 주목
김성현 ㈜지아이 대표는 원자력연의 공공기술을 기반으로 실사용 제품까지 직접 검증해낸 점을 강조하며, 기술, 제품, 시장, 해외 진출로 이어지는 사업 구조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은 방사선 융합소재 기술이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된 사례라며, 연구성과의 실질적 가치 창출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공공기술 사업화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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