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사사우루스가 한때 바다를 지배했던 거대 파충류였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사실은 강에서도 살았다는 증거가 나왔다. 미국 노스다코타에서 발견된 6천6백만 년 전 화석 이빨 하나가 이 거대한 포식자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강에서 발견된 거대 포식자의 흔적
문제가 된 화석은 모사사우루스류 가운데 ‘프로그나토돈티니(Prognathodontini)’라는 그룹에 속한다. 이 동물은 몸길이가 최대 11미터로 전봇대 길이와 비슷한 크기다. 모사사우루스는 약 1억 년 전 백악기 후기에 등장했다가, 6천6백만 년 전 거대한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면서 공룡 대부분과 함께 멸종했다.
모사사우루스는 공룡보다는 도마뱀과 뱀에 더 가까운 파충류다. 상어처럼 생긴 꼬리와 노처럼 생긴 지느러미를 이용해 물속을 빠르게 헤엄쳤다. 강한 턱으로 거북, 물고기, 다른 파충류는 물론 일부 공룡까지 물어뜯을 수 있었던 최상위 포식자였다.
그런데 2022년, 노스다코타 지질 조사팀이 과거 강 범람원이었던 헬 크리크 지층에서 화석을 발굴하던 중 뜻밖의 조합을 발견했다. 미식축구공 모양의 암석 덩어리 안에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이빨, 고대 악어의 턱뼈, 그리고 모사사우루스의 이빨이 함께 나온 것이다.
티라노사우루스와 악어는 육지나 강 주변에서 살았다. 그런데 바다 파충류인 모사사우루스의 이빨이 왜 강 퇴적층에서 나온 걸까. 처음에는 바다에서 떠내려왔을 가능성도 의심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네덜란드 자유대학교에 있는 화석들과 비교하고, ‘동위원소 분석’이라는 화학 기법을 이용해 정밀 조사를 진행했다.
동위원소는 같은 원소지만 중성자 수가 다른 원자다. 예를 들어 산소에는 가벼운 동위원소와 무거운 동위원소가 있다. 해양 동물은 일반적으로 더 무거운 산소 동위원소를 몸에 더 많이 축적한다. 반면 민물에 사는 동물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동위원소 비율이 높다.
연구팀은 산소, 스트론튬, 탄소 동위원소를 분석했다. 그 결과 헬 크리크에서 나온 모사사우루스 이빨은 바다에 살았을 경우에 나오는 패턴과 달랐다. 무거운 산소 동위원소가 적고, 가벼운 동위원소 비율이 높았다. 스트론튬과 탄소 동위원소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이것은 모사사우루스가 바닷물이 아닌 민물에서 살다가 죽었음을 시사한다. 단순히 바다에서 떠 밀려온 사체가 아니라, 실제로 강에서 살았던 개체였다는 뜻이다.
‘바다 포식자’ 모사사우루스가 강으로 들어간 이유
이번 발견에 대해 고생물학 전문가들은 “완전히 예상 밖”이라고 평가했다. 모사사우루스는 오랫동안 해양 파충류로 분류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소행성 충돌 직전까지도 모사사우루스가 매우 다양한 환경에서 번성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백악기 후기에 지구에는 얕고 따뜻한 바다가 넓게 퍼져 있었다. 그중 하나인 서부 내해는 현재의 북아메리카를 동서로 갈라놓을 정도로 거대했다. 이 바다에는 먹이가 풍부했다. 그러나 이후 대륙이 융기하면서 바다 환경이 크게 변했고, 염분 농도도 낮아졌다.
모사사우루스 중 일부는 이런 변화에 적응하면서 점점 더 염분이 낮은 환경으로 진출했을 가능성이 있다. 결국 강 하구를 따라 내륙의 강까지 들어갔을 수 있다. 한편에선 먹이를 따라 강 상류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으로 진출하는 것은 먹이사슬 경쟁을 줄이는 전략이었을 수도 있다. 바다에는 다른 대형 포식자들도 많았다. 반면 강에서는 막강한 생태적 지위를 차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모사사우루스는 이제 바다 뿐 아니라 강까지 지배했던 포식자일 가능성이 커졌다. 화석 이빨 하나가 선사시대 생태계의 역사를 다시 써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성치훈 기자/ hello@sciencewave.kr
출처: Science News Explores, “Mosasaurs, prehistoric ‘sea’ monsters, lurked in rivers, t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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