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어린이, 점점 더 병들고 있다…17년간 건강 전반적 하락세

Photo of author

By 사이언스웨이브

  • 비만율 21%, 만성질환 유병률 46%, 정신질환 위험 15~20% 증가
  • 사망률 고소득국 평균의 1.8배, 총기·교통사고 사망률 압도적
  • 문제는 생활습관이 보다 환경과 시스템, 지역 단위 재설계 필요

미국 아이들의 건강이 전방위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소아 건강 분야에서 가장 방대한 수준의 데이터를 종합한 이번 연구는 미국의학회지(JAMA) 2025년 7월 22일 자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200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약 20년에 걸쳐 미국 아동의 건강 상태를 추적했고, 8개 출처에서 수집한 170개 건강 지표 전반에서 하락세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단일 항목이 아닌 정신 건강, 만성 질환, 신체 기능, 사망률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건강 지표가 나빠졌으며, 특히 비만·우울증·총기 사고·조산 사망률 등은 선진국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 연구를 이끈 소아과 전문의 크리스토퍼 포레스트 박사는 “미국 아이들의 건강은 국가 시스템의 취약함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지금의 흐름이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붕괴 신호라고 경고했다.

비만 뿐 아니라 불안·우울증·수면무호흡증 가능성 ↑

연구에 따르면, 2007~2008년 기준 17%였던 미국 아동(2~19세)의 비만율은 2021~2023년 약 21%로 상승했다. 또 2023년 현재 아이들은 2011년에 비해 불안증, 우울증, 수면무호흡증 같은 만성 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15~2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의사 기록 기준으로 보면, 97종의 만성 질환에 대한 연간 유병률은 2011년 40%에서 2023년 46%로 증가했다.

이외에도 초경의 조기화, 수면 장애, 활동 제한, 신체 증상, 우울 증상, 외로움 등 다양한 부정적 지표들이 증가 추세를 보였다.
특히 2007~2022년 동안 미국 아동은 다른 고소득 국가 아동보다 사망할 확률이 평균 1.8배 높았다. 조산 및 예기치 못한 사망은 미국 신생아에게서 훨씬 흔했고, 119세 아동의 경우 총기와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률이 타국보다 현저히 높았다.

미국 아동의 건강이 전방위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비만, 불안, 우울증, 수면장애부터 총기·교통사고로 인한 사망률까지, 거의 모든 지표가 하락세를 보인다. 전문가들은 문제의 본질이 개인의 생활습관이 아닌, 아동을 둘러싼 환경과 시스템 전반에 있다고 지적한다. [사진=npr]

정책은 역행 중…문제는 환경과 시스템

이번 연구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장관이 지난 5월 발표한 ‘Make America Healthy Again(MAHA)’ 보고서의 문제의식과도 맞닿아 있다. 해당 보고서는 미국 아동이 제대로 먹지 못하고, 약물에 과도하게 의존하며, 신체 활동은 점점 줄고 있다고 경고했지만, 연구진은 이 같은 진단이 상황의 복잡성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다고 본다. 백신 회피 정서를 조장하고, 영아 돌연사 예방이나 모자보건 등 핵심 보건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등, 현행 연방 정책은 오히려 아동 건강을 해치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프레더릭 리바라 박사도 “미국 아이들의 건강은 이미 선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하며, 현재의 정책 기조는 그 격차를 더 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아이들이 겪는 만성질환, 불안, 조기 사망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정책과 지역 환경의 결과다. 전문가들은 “이제 생태계를 바꿔야 할 때”라고 말한다.

포레스트 박사는 건강 악화의 핵심 원인을 아동 개인의 선택이 아닌, 그 선택을 규정하는 환경의 질에서 찾는다. 초가공식품 과잉, 운동 부족, 수면 결핍은 단순한 생활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식품 접근성, 부모의 노동 여건, 지역 의료 인프라, 교육·보건 정책 등 아이를 둘러싼 구조적 조건의 산물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아이들은 자신이 살아가는 생태계의 상태를 그대로 반영한다”며, 도시와 이웃 단위에서 교육, 복지, 보건 환경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단기적 개입이나 캠페인 수준의 접근만으로는 부족하며, 아동의 일상 전반을 구성하는 생태계 전체를 다시 설계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진의 공통된 결론이다.

김지윤 기자/ hello@sciencewave.kr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댓글 남기기

Science Wave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